“어디서든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임하면 행복”

은퇴 후 새 인생 성공사례 소개도

아름다운 노후③ 백명선 교보빌딩 안전원

문지연 기자 / 2015-05-20 10:12:45

우리는 흔히 사장님 소리를 듣던 사람이 조직생활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직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람들은 특별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교보빌딩 안전원으로 4년째 근무하고 있는 백명선(64) 씨가 바로 그런 예이다.

백 씨는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옥외광고 사업을 접고 1년 휴식을 취한 뒤 군산노인복지관 고령자인재은행 ‘취업능력향상프로그램’에 등록했다. 8주간의 과정 수료 후에는 군산 교보빌딩 안전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처음 1∼2년은 많이 힘들었어요. 전혀 안 해본 일이기도 했고 그냥 출근해서 시간 때우고 가는 게 싫었죠. 틀에 박히고 수동적인 근무여건을 탈피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구분 없이 마구잡이로 사용되던 고객주차장을 철저하게 관리했고, 방문고객이나 택배기사 등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으며 주차장 선 그리기, 표찰 만들기 등도 누가 시키기 전에 먼저 솔선수범했다.

인명구조나 서류이관 등 소방훈련도 입주사들을 설득해 실전처럼 치렀으며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입주사 사원들에게 직접 홍보전단을 만들어 동참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사원들과 입씨름도 했어요. 하지만 우리 빌딩에 한 번 찾아온 사람이 두 번 찾아오고 싶게 만드는 일이기에 지금은 입주사 대표나 안전원, 미화원들 다 가족 같은 분위기로 지내고 있습니다.”

백 씨는 이런 성실성을 인정받아 고령자인재은행에서 취업성공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4년 간의 역사를 동영상으로 편집해 보여드리며 자신과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목표 의식을 심어준 것.

“물론 저도 처음에는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 난처하기도 하고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하지만 창피해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이 나이에도 출근하는 재미로 다니고 있어요. 내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돈을 얼마 받든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