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 산업단지 내 화학공장이 증가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OCI 화학물질 누출사고와 관련해 관계기관의 허술한 대응에 대해 불신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제2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강화 노력이 절실해 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군산시 화학물질 사고 대비 현황 및 문제점 등에 대해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도내 화학공장 1/3 군산 밀집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화학물질 공장은 총 3,435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전라북도는 430여개 공장이 운영중다.

 하지만 430여 개 업체 중 1/3에 가까운 123개소가 군산에서 가동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군산지역은 새만금 산단에 내년도 입주예정인 솔베이 실리카 코리아를 비롯 도레이 첨단소재 군산공장 등 화학물질 공장이 들어설 계획이다.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사고 불안감 고조

 최근 3년간 발생한 화학물질 유출사고는 210건에 달하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2년 9건에서 2013년 들어 87건으로 9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104건의 화학무질 유출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전북 지역도 2012년에는 단 한건의 유출사고가 발생해지 않았지만 2013년 5건, 2014년에는 3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올 들어서도 OCI 군산공장 유출사고를 비롯해 지난 2일에도 장수군 장계면 익산-포항 고속도로 보수공사 현장에서 라텍스(SBR, 합성라텍스) 성분의 화학물질 1톤가량이 유출되는 사고가 벌어지는 등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화학사고 대비 장비 확충 시급

 군산지역의 경우 도내 1/3 가량 화학공장이 밀집해 있는 상태지만 화학사고를 진화할 수 있는 장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실제로 군산소방서가 보유한 화학물질 장비는 성분 가스 분석기와 보호복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선 소방서의 경우 수억원을 호가하는 방재 장비를 구입하기 어렵고 화재사고와 달리 화학물질 유출사고는 각 화학물질 특성에 맞는 장비가 확충되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산업계에서 유통 및 사용되는 화학 물질은 약 4만3,000종에 달하고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익산에 설립된 환경부 산하 화학 재난 합동방제센터가 문을 열어 도내 화학물질 유출사고에 대해 방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곳은 무인 방수 파괴차부터 가스 측정기 등 각종 누출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첨단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사고 발생시 초기 대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익산 방재센터와 군산 산단이 30km 넘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초기 대응에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향후 화학사고에 대비한 장비와 전문인력을 확충해 초기 대응은 물론 완벽한 방재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출사고시 대응 매뉴얼 철저

 현재 화학사고 유출시 각 기관들은 업무 분담에 따라 초기 대응에서부터 방재작업, 차량 및 주민 통제, 주민 대피에 이르기까지 매뉴얼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화학사고 특성상 현장에서 판단이 어려워 자칫 골든타임을 넘기기 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OCI 유출 사고 당시에도 유관기관은 누출량이 적고,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주민 대피 명령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메스꺼움과 가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농작물도 피해를 입는 등 초기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화학사고의 경우 적은 양이라도 이를 관계기관에 보고하고, 관계기관은 이를 다시 시민들에게 전달을 통해 정확한 정보공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계기관은 시민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대피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지역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먼저 확인하고 대응하는 촌극은 더 이상 빚어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 높다.

 이에 대해 군산시도 뒤늦게 매뉴얼 정비에 나서고 있다.

 먼저 화학물질 유출사고시 현장에서의 빠른 판단과 더불어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공유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OCI 유출사고시 각 기관별 매뉴얼에 맞게 대응했지만 결과적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라며, “앞으로는 사고 경중에 관계없이 화학사고 발생시 시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대응 매뉴얼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룡동에 사는 양모씨(40)는 “화학공장은 곧 시한폭탄이라는 인식 하에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알 권리”라며, “무엇보다 화학사고 신고 대상에 학교, 병원 등 취약기관과 주민 전달 방법을 규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