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는 경암동 철길마을의 원형훼손 및 정체성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이러한 문제점이 불거지기까지 과연 군산시는 무엇을 했냐는 따가운 눈총이 확산되고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시간이 멈춰버린 고즈넉한 옛 정취를 느끼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군산시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근대역사문화관광 벨트화 사업과 연계한 주요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관광지로 입소문이 나자 올 들어 이 곳에는 무허간 건물이 줄줄이 들어서 무법지대로 변하고 있으며, 철길을 따라 먹거리 점포도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문제는 철길마을의 이러한 변화가 개선이 아닌 개악이라는 부정적 시각에 직면함은 물론 애초 간직했던 고즈넉한 옛 정취를 훼손하는 등 일종의 개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군산시는 현재 철길마을 주변에 15건 가량의 무허가 건물이 신축되고, 십여 곳의 먹거리 점포가 들어서 기존 관광 정체성 훼손은 물론 철길의 추억을 담은 사진촬영지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초기에 무허가 건물과 노점이 무분별하게 들어설 때 행정력을 동원해 적극 대응했더라면 지금처럼 문제를 크게 키우지 않았을 것이라는 따가운 비판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철길마을을 둘러싼 관광 정체성 논란이 확산되기 까지는 무허가 불법 건물에 대한 시 단속 부서의 안일한 대응, 지정 관광지는 아닐지라도 현실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관광인프라를 내실있게 관리해야 할 관광 주무부서의 소극적인 행정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본지 취재결과 관할 동사무소는 철길마을의 무허가 건물 증가에 따른 심각성을 예측하고 3월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부서와 기관 등에 대책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시 관할부서 등은 무허가 건물의 토지가 국유지라는 이유로 관리기관인 자산관리공사와 성과 없는 협의만 진행했을 뿐 현장에서 무허가 건물 신축을 막거나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행정의 안일한 대응으로 인해 철길마을 주변은 무허가 건물과 먹거리 점포가 속속 생겨나고, 급기야 예전의 고즈넉한 철길 경관은 사라지고 상가만 남았다는 조소 섞인 비판여론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관할 동사무소를 통해 문제점을 접한 초기부터 군산시 건축과, 관광진흥과, 환경위생과 등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해 무허가건축물 신축을 원천봉쇄하고, 철길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편의시설 유치를 허용했더라면 지금처럼 큰 부작용과 논란은 초래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관광분야 한 전문가는 “경암동 철길마을의 하루하루를 지켜보노라면 군산시 행정이 얼마나 복지부동으로 치닫고, 각 부서간 협업시스템이 미흡한지 실감하게 된다”며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돼 사실상 저절로 사람이 모여드는 관광지 조차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는 행정에 한숨이 절로 난다”고 비판했다.

‘청주’라는 필명을 쓴 네티즌은 본지 인터넷 홈페이지 댓글을 통해 “일단 무허가 먹거리 점포를 철거시키고 옛 그대로 보존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며 “청주에서 모처럼 군산에 관광을 갔다가 마지막 철길마을에서 아쉬움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불법을 용인하는 군산시 불공평한 행정, 철길마을의 원형보존을 시켜달라, 이제와서 단속은 이미 때 늦은 것이다, 이런 편의시설을 양성화한다면 더 이상 철길마을 올 필요가 없으니 원상복구가 답이다” 등 현재의 철길마을 주변 환경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군산시 건축과 관계자는 “앞으로 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다 동원해 철거를 유도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한편 더 이상 건물신축을 못하도록 막겠다”고 말했다.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상업점포 증가로 인해 철길마을의 원형훼손, 정체성 실종이 큰 문제점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으나 관광부서 입장에서는 상업점포나 불법 건축물에 대한 처분권한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군산시 각 부서가 업무논의만 하는 사이 철길마을의 정체성이 더욱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 만큼 차제에 TF팀을 구성해서라도 원형보존 방안 및 먹거리 점포 합리적인 양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비록 늦었지만 군산시가 어떠한 해법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