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군산시청에서 열린 직도 관련 정부 점검회의는 시종 일관 긴장감이 나돌았다.

직도지원책의 이행여부를 놓고 군산시와 정부간의 체감 온도차가 더욱 커지면서 향후 군산지역에서 직도사격장은 물론 헬기부대 군산이전 등에 대한 반발여론도 우려된다.

군산시를 방문한 국무조정실 박철곤 기획관리조정관은 직도지원책에 대한 시민과의 약속사항을 정부가 지키지 않아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군산시의 불만에 대해 “정부가 약속을 안지켰다고 하는 것은 섭섭하다”며 “약속을 어겼다고 단정하기 보다는 차라리 속도가 늦고 내용이 불만족스럽다”고 말해줄 것을 요청했다.

직도지원책에 대해 군산시는 “정부가 뭐하나 제대로 해준 것이 없다”는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반면에 정부는 “약속이행은 진행중이므로 협의를 통해 의견을 절충하자”는 여유있는 입장으로 맞섰다.

점검회의 광경

국무조정실 박철곤 조정관은 이날 근대역사문화관 건립의 건은 정부에서 반드시 국비 77억원을 지원하고, 비응항 군부대 이전후 부지를 군산시에 무상양여하는 것은 정부와 군산시가 협의를 더 벌여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직도 합동조사단 용역비는 당초 지원키로 합의된 사항은 아니지만 협의를 통해 슬기로운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옥구소도읍 육성사업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사업선정시 행자부를 독려하겠다는 입장을, 한전지중화 사업 추가예산은 한전이 부담하도록 중앙정부에서 한전에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고군산연결도로 사업은 진행중인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사업 규모를 결정하지 않고 향후 고군산 관광단지 조성에 대비한 관광도로 개념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등 정치적, 정책적 배려를 충분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정부측 입장은 터덕이는 직도지원사업을 빠른 시일내 반드시 착수해달라는 군산시의 의견을 수렴했다기 보다는 또다시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군산시의 반응이다.

앞으로 또다시 개별사업을 놓고 중앙부처와 협의하다보면 실무선에서부터 얘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장재식 부시장은 이에따라 “정부가 군산시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려면 직도지원사업 확약 사항을 공문으로 군산시에 전달해달라”고 정식 건의했으나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정부 내부문서로 이미 갖춰져 있음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군산시로서는 또다시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회의에 참석한 정부측 관계자들

양용호 군산시의장은 “정부가 그동안 직도지원책을 미온적으로 실천해오다 준공앞두고 다급해 군산에 내려온게 아니냐?”며 “확실한 지원약속을 밝히지 않으면 의회차원에서 직도 사격훈련을 막겠다”고 경고했다.

시민 편영수 씨는 "정부가 방폐장을 유치한 경주시에는 3조원을 지원하면서 직도사격장을 허가해준 군산시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할 실정"이라고 꼬집은 후 "이토록 불신감이 커지도록 도대체 정부가 한게 뭐가 있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점검회의는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됐으나 결국 군산시와 정부 상호간의 팽팽한 견해차만을 확인 한 채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직도지원책을 재론해보겠다는 국무조정실 관계자의 말만을 남긴 채 마무리 됐다.

직도지원책에 대한 정부의 보다 확실한 입장이 발표되지 않을 경우 직도사격장 준공을 비롯해 헬기부대 이전 등 군산에서 이뤄질 각종 국가정책사업을 놓고 정부와 시민간의 대립각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