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천 이영춘 박사 후손인 이주운씨. 이주운씨는 현재 이영춘 가옥에서 나와야 될 형편이다.
뜻있는 시민들은 이영춘 박사 업적을 생각해서라도 후손인 이주운씨에 대해 지역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개정병원 설립자이면서 군산간호대학 설립자이기도 한 쌍천 이영춘 박사.
언뜻 생각하기에는 아버지가 병원과 학교를 가지고 있었으니 당연히 후손이 병원과 학교를 물려받고 잘 먹고 잘살아야 되는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쌍천은 후손에게 단 한 푼의 재산도 물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슈바이처, 예방의학의 선구자, 공중보건의 개척자. 이러한 단어는 쌍천 이영춘 박사를 상징하는 수식어이다.
대단한 권력자도 아니고 성공한 기업가도 아닌 개인에게 이러한 찬사가 수식어로 사용된다는 것은 쌍천의 업적이 그만큼 크다는 것일 것이다.
쌍천의 업적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말도 있다.
순국산 박사 1호, 3대민족독 선전포고(결핵, 매독, 기생충 퇴치운동), 양호교사 도입 등이 그것이다.
쌍천 이영춘 박사는 일제시대부터 우리나라 농민의 건강과 예방의학에 온 몸을 다 바치다가 1980년 72세로 소천(召天)했다.
군산은 50만국제관광기업도시 건설이라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군산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군산은 일제의 쌀수탈항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쌀수탈항의 이미지는 채만식으로 대변되는 친일논쟁을 낳았으며 ‘돈 벌면 군산을 떠난다‘는 자조(自嘲 )섞인 속설도 만들어 냈다.
속설대로 말하자면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 만들어서 돈 벌면 군산을 떠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속설과 쌀수탈항의 이미지는 군산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미래를 좀먹는 일일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쌍천을 생각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영춘 박사는 평생을 자신을 위해 산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남을 위해 살다가 가신 분이다.
자신과 가족을 버리고 남을 위해 사는 삶.
일반인들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쌍천을 그 일을 해 내신 분이다.
그러기에 오늘날 군산의 정체성을 지켜줄 인물이 바로 쌍천인 것이다.
기자가 쌍천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그분의 이룩한 업적에 조금이나마 흠집이 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른이 없다는 군산에 어른이 있었음을 알리고 군산의 정체성을 세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쌍천 이영춘 박사에 대해 이야기 해 보는 것이다.
쌍천은 1903년 평안남도 용강군에서 아버지 이종현 어머니 김아옥 여사 사이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 이종현은 누구나 그러하듯이 자식교육에 대한 열정이 높으신 분이었다.
덕분에 쌍천은 현대식 교육을 받았다.
쌍천은 평남 광량만에 있는 공립보통학교와 평양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사범과를 졸업했다.
평양고등보통학교 사범과를 졸업한 쌍천은 소학교 및 보통하교 교원시험에 합격해 교사의 길에 들어선다.
이후 쌍천은 경북 대구 공립보통학교로 교사생활을 한다.
대구에서 교사로 재직중 쌍천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일이 발생한다.
쌍천은 건강관리를 부주의해 습성근막염에 걸려 치료를 위해 교직생활을 그만 두게 된다.
쌍천은 세브란스 의전 출신인 김찬두 의사에게 3개월동안 치료를 받는다.
이때 쌍천은 의사란 직업에 커다란 매력을 느껴 자신의 진로를 의학으로 바꾸고 1925년 4월 세브란스 의전에 입학을 한다. <다음호에 계속>
이길영 기자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