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는 모 아이돌의 노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인 다섯 살 제제는 아동학대의 피해자인데도 불구하고 가사에서는 ‘더럽다’라든지 ‘섹시’라는 표현이 덧대져 소위 ‘표현의 자유’와 ‘적어도 지켜야 할 도덕선’이 대립하는 양상이다.

이런 논란은 현재 우리 사회가 아동학대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어린이 행복도시를 표방하고 각종 어린이 복지 관련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군산시는 어떨까?

군산시가 발표한 어린이 행복도시 추진 실적 및 추진 계획을 살펴보면 취약계층 아동들에 대한 정책은 극히 미비하다.

아동대상 아동학대 예방교육과 다문화가정 어린이 수영장 초청, 지역아동센터 지원확대 등이 눈에 띌 뿐이다.

대대적으로 모집한 어린이행복도시추진위원회 50여 명 중에도 아동복지시설 관계자나 초등학교에서 실질적으로 취약계층 아이들을 가장 많이 접하는 지역사회복지전문가 등은 한 명도 들어가 있지 않다.

군산에는 모세스영아원, 일맥원, 삼성애육원, 구세군 군산후생원 등 총 4곳의 아동복지시설이 있으며 현재 이 곳에는 165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

또한 군산에는 가정위탁중인 요보호 아동이 40여 명으로 이중 조손 및 친인척 대리위탁을 제외한 일반가정위탁가정은 2곳에 불과하다.

전북가정위탁지원센터 관계자는 “유기아동 등 요보호 아동이 발생했을 때 아동복지사업 매뉴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가정위탁나 공동위탁 등을 먼저 알아봐야 하는데 지자체에서 그 매뉴얼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메뉴얼대로 한다해도 가정위탁을 할 수 있는 가정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시설로 보내지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군산에서는 가장 최근에 2013년 모 시설 앞에 영아가 유기됐고 지자체는 그 시설에 영아를 위탁했다.

19일은 아동학대예방의 날이다. 국제인도주의기구 여성세계정상기금(WWSF)이 2000년 처음 제정한 날로 이날을 기념해 ‘노란리본스티커 캠페인’이 각국에서 펼쳐진다.

노란 리본은 아동을 학대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겠다는 약속의 상징.

전북서부아동보호기관에 접수된 군산 지역 아동학대 신고는 127건(1월∼10월)에 달한다.

아동학대예방의 날을 앞두고 어린이행복도시라는 슬로건 아래서조차도 더 소외되고 더 방치되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책과 보호대책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