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나온 치료비를 40원만 청구했는데
10원만 주고 가네


쌍천 이영춘 박사는 돈을 벌기 위해 의사란 직업을 선택했다.

일제에 항거하는 독립운동의 뜻을 세운 것도 아니고 피폐한 농촌에 사는 농민을 위한 사명감을 가진 것도 아니다.

단지 개업의가 돼 생활의 안전을 추구하고픈 소박한 청년의 모습이다.

쌍천은 ‘나의 교우록’에서 의사란 직업에 흥미를 가졌는데 이유는 생활에 안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고 밝히고 있다.

쌍천은 1925년 친형인 이영기의 권유를 받고 세브란스 의전에 입학을 한다.

물론 학비는 형님이 부담했다. 세브란스 의전에 입학한 쌍천은 평생 잊지 못하는 스승을 만난다. 현대의학교육을 창설한 에비슨(O.R.Avison) 세브란스 의전 교장이다.

예방은 치부의 기회는 적어질 것이나 공인으로서 높은 위치에 서게 될 것입니다 ~~ 공중보건은 의학연구와 노력의 최종 목표입니다~~.

쌍천은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한 후 생리학교실 조수로 근무를 한다.

재학당시 임상보다는 기초의학에 관심이 더 많았던 이영춘은 생리학 교실 조수는 학문을 연구하는데 최적의 일자리였다.

생리학 교실 조수로 일하던 쌍천은 조수 생활 1년만에 개업의가 된다.

어려운 집안 형편을 더 이상 외면만 할 수는 없었다고 쌍천은 회고록에서 밝히고 있다.

1930년 쌍천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황해도 평산온천에서 병원을 개업한다.

병원을 개업한 쌍천은 돈을 벌지 못했다.

3년동안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 겨우 초가로 된 진찰소 겸 사택 1동과 산전 500평만이 남았다.

쌍천은 집안의 기대감과 부응하지 못해 의사로서 패배감이 가중돼 참기 어려웠다고 밝히고 있다.

쌍천이 개업의로서 돈을 벌지 못한 이유는 당시 가난한 사람들에게 시술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한 예로서 쌍천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단칸방에서 3일동안 난산을 하고 있던  산모를 처지해 주고 시술료 40원을 청구했다.
당시 주면 개업의는 80~100원이 정액이었다.
다음날 남편이 10원을 가지고 와서 활인을 해 달라고 간청하니 더 이상 할말이 없었다.

쌍천은  당시 비참한 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차마 돈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