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지역아동센터 운영지침에 센터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보건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에 종사자인 생활복지사들의 임금을 최저급여에 상응하도록 기본급여 150만 원을 지급하고, 센터 이용대상 기준을 '중위소득 100%이하 지역사회 방과 후 돌봄을 필요로 하는 18세 미만의 아동'으로 제한하는 등의 지침을 전달했다.
그동안 센터들이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해왔던 터라 얼핏 들어보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여겨지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아래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즉, 정부에서 지원하는 기본운영비는 변화가 없는데 인건비를 상향해 지급하라는 말은 운영관리비나 시설비, 프로그램비 등 여타의 경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
보건복지부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아이들 대상 프로그램비는 기본운영비의 15% 이상을 반드시 지출해야한다고 지침을 세웠으나 올해는 10% 이상으로 그 한도를 낮췄다.
현재 관내에는 50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중 19곳이 아동정원 30인 이상으로 월577만원, 29인 이하는 동 436만 원, 읍면 451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다.
한 센터 관계자는 “보조금은 제한되어 있는데 인건비를 올리고 프로그램비의 한도를 하향시키면 결국 프로그램비를 줄여 인건비를 지급하라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며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제공해주기 위한 것인데 종사자들이 그걸 깎고 월급을 가져가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에는 정원 중 최대 40%까지 일반아동들이 센터를 이용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 신규로 입소하는 아동들부터는 무조건 ‘중위소득 100%이하’만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실제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이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더군다나 관내 초등학교 중 저녁돌봄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겨우 6곳에 불과해 많은 아이들이 갈 곳이 없어진다는 것.
수송동의 한 학부모는 “갈수록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고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가 빈번한 상황에서 오히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의 거꾸로 가는 정책에 안타깝고 화가 날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