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원 철길마을대책위원장이 사업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세상 천지 대한민국 어디에도 이러한 경우는 없습니다. 평화로운 농촌마을을 두 동강도 아닌 초토화시켜 놓고 책임지는 이 하나없는 현실이 한탄스럽기만 합니다”
16일 군장산단 인입철도 공사가 진행중인 군산대학교 인근 신관동 신촌마을을 찾았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인적은 찾아볼 수 없고 공사를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기자를 맞이했다.
당초 이곳은 100여 가구도 거주하지 않는 아주 평온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다.
주민 대부분 농사를 평생 지으면서 이웃간 형제같은 우애로 웃음이 넘치던 동네였다.
하지만 1994년 군산-전주간 자동차전용도로가 개설되면서 주민들의 비극은 시작됐다.
당시 공사로 인해 각종 소음이나 분진 등 피해는 물론 보상을 둘러싼 주민간의 갈등도 고조됐다.
이로 인해 총 76가구였던 신촌마을은 25가구가 남쪽으로 이주하면서 북측 34가구와 남측 42가구로 나누게 됐다.
그러나 불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여 년이 지난 현재 군장산단 인입철도 건설사업이 마을을 관통하면서 또 다시 마을이 4등분 나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공사 계획 상 이 구간은 폭 30m, 높이 9m의 토량이 설치돼 다시금 마을간 단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창원 철길대책위원회위원장은 “그동안 마을 이주대책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무산됐고, 이제는 헌법에 보장한 국민의 기본 생존권마저 묵살되고 있다”며, “신촌마을은 자동차전용도로, 송전철탑, 인입철도 사업까지 들어서면 과연 주민이 살 수 있겠냐”며 반문했다.
이어 “마을을 철길이 관통하면 거대한 벽이 생겨 인근 자동차전용도로 먼지는 물론 우천시 물이 빠져 나가지 못해 대형 저수지가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토량이 아닌 교량을 설치해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예전에 웃음이 넘쳐나던 이 마을은 보상 문제를 둘러싸고 주민간 갈등으로 인해 삭막한 분위기가 된 지 오래”라며, “더 이상 주민들의 피해를 외면하지 말고 관계기관은 충분한 검토를 거쳐 설계변경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밝혔다.
각종 개발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한 지붕 네 가족이 될 위기에 처한 신촌마을에 대한 지자체는 물론 정치권의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한정근 기자 (hjg2001200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