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봉책으로 일관되어 온 누리과정 예산 파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내 민간·가정어린이집들이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맞춤형 보육제도로 인한 경영난 가중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맞춤형 보육제도는 0세∼2세에 한해 종일반·맞춤반·시간제보육·시간연장 보육 등 보육서비스를 다양화해 아이와 부모가 보육수요에 맞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종일반 보육은 장시간 어린이집 이용이 필요한 아이와 부모들은 종일반(오전7시 30분~저녁 7시30분)을 이용할 수 있고 재직·구직·재학·임신중이거나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경우, 다자녀·조손·저소득층 가구가 이용이 가능하며 ▲맞춤반(오전9시~오후3시) 보육은 어린이집 이용이 적정시간 필요한 아이와 부모들이 이용할 수 있으며 긴급한 보육수요가 발생하는 경우 ‘긴급보육바우처’를 사용해 한 달에 15시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이후 시간까지 보육을 원할 경우 시간당 4000원의 추가 보육료를 지급해야 한다.

사실상 맞벌이가정이 아닌 경우 오후 3시까지만 어린이집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종일반의 경우 보육료를 2015년도 보육료의 106%를 지급하고 맞춤반의 경우 종일반의 80%를 지급한다는 것.

맞춤반이 실질적으로 기존 이용시간과 차이가 없는데도 보육료 단가는 20% 정도가 감액되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맞춤형 보육제도는 전업맘과 워킹맘의 갈등을 조장할 뿐 아니라 전업맘과 위킹맘을 구분하는 기준이 불공정해 워킹맘과 시간제 근무자에 대한 역차별적 요소가 있을 수 있으며 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는 종일형반과 맞춤형반을 별도 편성하지 못하고 종일형 교사가 맞춤형 영유아를 동일반에서 통합해 보육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때 교사 업무량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점 등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유치원이 8시간 운영되는데 비해 어린이집은 12시간 운영을 강제하면서 교사의 처우 개선과 어린이집 운영환경 개선책은 전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것.

더군다나 지난해 어린이집 CCTV 설치를 강제하면서 2016년도 보육료 인상 등을 약속했지만 정부가 당초 약속한 3월이 아닌 7월부터 인상하겠다고 한 발 물러나면서 어린이집들의 불만은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대해 여전히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특히 전라북도의 경우 올해 초 도가 예비비로 3개월만 긴급 지원해 또 누리과정 예산이 미지급될 상황인 가운데 전부어린이집연합회 등이 지난 5일 보육의 질 개선을 위한 기자회견 등을 통해 맞춤형 보육제도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관내 한 가정어린이집 관계자는 “누리과정 예산 문제, 학대 문제 등 여러 가지로 어린이집 원장님들이 힘든 상황인데 여기에 맞춤형 보육제도를 실시하면서 보육료를 인하한다니 최저임금이나 물가는 꾸준히 인상하고 있는데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어린이집 운영이 힘들어지면 결국 국가의 손해다. 왜 미봉책으로 해결하려고만 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