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조촌동사무소에서 열린 지역아동센터 이용 학부모 대상 친환경급식 설명회.
친환경급식재료 공동공급으로 지역아동센터 간 양질의 동등한 급식 제공과 아동들의 건강한 성장, 일부 센터의 급식비 부정수급 문제 해소, 전국 최초의 지역아동센터 친환경급식 실시라는 타이틀 등의 일거다득의 효과를 얻으려했던 군산시의 시도는 과연 무모한 것일까?
군산시가 지난해 9월부터 관내 지역아동센터 8곳에서 시범실시한 후 올해부터 전체 센터로 확대해 현재 4개월째 친환경급식을 운영하고 있지만 급식의 질 저하 등 문제제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시는 시행 초기인만큼 제기되는 문제점들은 최대한 빨리 시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지역아동센터 측에서는 “아이들의 먹을거리에 관련된 것인 만큼 현재까지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한 후 그때 가서 다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관내 한 급식제공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시에서 지역아동센터 친환경급식과 관련해 논의를 해 본 적이 있는데 군산은 수도작 위주의 농업이고 친환경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적어 친환경급식이 어려울 수 있으며 시스템을 잘 갖춘 대기업이 참여하면 모를까 지역에서는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힘들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난해 군산시가 지역아동센터 친환경급식을 실시한다고 했을 때 급식제공업체 등 관련 업계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했다고 한다.
지난 19일 조촌동주민센터에서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친환경급식관련 지역아동센터 학부모설명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는 이런 염려들이 고스란히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학부모들은 "친환경급식으로 바뀐 후부터 아이들이 집에 오면 배가 고프다고 한다"며 1월부터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시정이 거의 안 되고 있는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으로 지적된 문제점은 배송수수료 지급, 냉동탑차 부재, 부실한 식재료 공급 등이다.
현재 관내 지역아동센터 급식단가는 아동 1인당 4000원으로 급식조리사가 파견된 곳은 10% 미파견된 곳은 20%를 인건비로 제하게 된다.
문제는 친환경급식을 실시하면서 여기서 학교급식지원센터에 배송수수료를 10% 내외로 지급하게 되면서 실 지원액은 파견센터는 3,240원 미파견센터는 2,880원이 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군산시학교급식지원센터가 축·수산물, 가공품 등의 기타 식재료까지 함께 배달하게 되고 적은 양을 나눠 51개소 곳곳에 배달하다보니 배송료를 받아야 수지타산이 맞다는 것.
일부 센터에서는 “이처럼 기존에 지출되지 않던 매달 700만원에서 1500만원 사이의 금액(전체 센터합산)이 아이들 급식비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급식의 질은 당연히 저하될 수 밖에 없고 실질적으로 양도 많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 전문 냉동차량이 없어 냉동식품이 냉장 온도로 배송, 센터에서 검수시 불량 물품을 반품할 경우 대체 물품이 즉시 공급되지 않아 당일 급식에 차질을 빚는 점, 친환경급식이 여전히 25% 정도에 불과한데 명칭 고수, 중국산 식재료 공급, 공산품 공급 업체 수의계약 등이 거론되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친환경 명칭을 고집하고 싶은 마음이 없으며 학교급식에서도 친환경을 실시하면 보전을 받기 때문에 제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5월 추경예산안에 배송료 부분이 지원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공동급식 실무협의체 구성, 업체 교체 등을 군산시아동급식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최대한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한 학부모는 “그간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들어볼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날 설명회는 의의가 있었지만 여전히 문제제기로만 끝날 것인지 아니면 제기된 문제점들을 토대로 시가 대안을 마련해 어린이행복도시 건설이라는 정책목표에 부합해 성공사례로 남게 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이라고 말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되었지만 지역의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벽에 부딪히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친환경급식, 내실을 기하기 위한 군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