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방보다 더 기다려지고 더 좋아.”
지난 4월 한 할머니의 말씀에 경장경로당에 웃음꽃이 피었다. 옆에 앉았던 어르신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치시는 모습이 깊이 공감하시는 듯하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기다리게 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주인공은 바로 재능기부로 어르신들의 손을 마사지해드리는 봉사를 하는 손사랑동호회 회원들.
알음알음으로 모인 회원들은 손마사지에 대한 교육을 받고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손마사지를 통해 스킨십과 다정한 말이 오가며 특히 외로움을 많이 어르신들에겐 대환영이다.
별도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 일이 번거롭기만 한 이미용이나 영정사진 재능기부도 어르신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재능기부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사회에 기부해 환원하는 형태를 일컫는 말로 이런 재능기부는 각자의 전문성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기부형태라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기부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군산에서 이러한 재능기부 봉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초기에는 예술이나 학습지도 등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마사지, 뜨개질, 비누만들기, 음식나눔, 집짓기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며 다양한 영역들로 넓혀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들과 자원봉사 수요처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군산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재능기부자들이 약 300여 명이며 봉사시간이 1,300 시간을 상회하는 재능기부자도 있다.
전체 인구 수에 비하면 아직 미약한 정도이나 이들 한명한명의 역할이 수많은 사람들의 몫을 대신한다는 것을 감안해 볼 때 그렇게 적지만은 않은 수이다.
가끔 순수성을 의심하는 시선들도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자신의 재능기부 활동을 널리 알리고 있다는 한 봉사자는 “재능기부라고 절대 거창한 게 아니고 똑똑하고 잘 나야 하는 게 아니고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되거든요. 나같은 사람도 하니까 여러분도 함께 동참해보자는 의미죠. 활동한 사진들 보면서 저 스스로도 마음가짐을 가다듬고 이렇게 활동한다 알리는데 평소에 똑바로 살아야겠다고 다짐도 하죠.”
sns 등 소통을 위해 제공되는 인터넷 공간들이 오히려 깊은 교류를 방해하고 불통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강력범죄들이 기승을 부리고 많은 이들을 불안에 빠트리고 있다.
이런 때 ‘숨쉬는 것도 재능기부가 될 수 있다’는 말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재능을 나누며 사람 간의 체온이 오가는 진정한 소통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을 나라도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