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도로서 쌍천은 이상은 무한했다.

무한한 의욕은 식민지 국가라는 현실 앞에서 한계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쌍천은 1937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동양농촌위생회의에 참석한 뒤로부터 고민을 하게 된다.

고민의 핵심은 피폐하게 사는 농민들이다. 당시 구마모도 농장에서 소작을 하는 농민들은 50%의 높은 소작료 때문에 생활은 말 그대로 처참했다.

특히 위생문제는 의학상식 부족으로 인해 각종 질병에 시달리다 숨을 거두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한다.

1938년 쌍천은 커다한 결심을 하게 된다.

단순 진료활동 보다는 근본적인 의료사업을 실사하는 것이다.

그것은 어린학생들의 건강을 돌보고 학생들과 농민들에게 의료상식을 교육하는 것이다.

1938년부터 쌍천은 현 개정초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신체검사를 실시하고 의료상식을 교육하기 시작한다.

1939년 개정국민학교에  20평 규모의 위생실을 설치된다. 우리나라 최초로 양호교사제가 실시된 것이다.

또한 개정과 지경 그리고 화호에 지금의 보건지소 개념인 진료소를 설립한다.

이후 1941년 대야초등학교, 1942년 화호학교에 위생실에 건축되고 각각 양호교사가 부임을 한다. 

또한 쌍천은 1941년 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학생위생강습회를 실시한다.

교사들에게 위생에 대해 알려주고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함이다.

학교위생의 필요성을 알리는 ‘학교위생계획과 서의 감상’ ‘학교신체검사기구, 위생재료 약품및 구급처치법’ 등 각종 책자를 발간해 보급하기 시작한다.

1940년 5월 부터는 개정초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결핵예방 주사인 T?A?C 접종하는 등 본격적인 예방의학을 실시한다.

쌍천의 이러한 노력은 성과물로 나타났다.

 1942 일제가 강제징집을 위한 조선인 청년 신체검사를 실시했다. 당시 옥구군 10개면중 개정지역 청년들은 80% 이상이 갑종 합격자로 분류됐다.

다른 지역의 갑종 합격자는 30~40%이었으며 일본내에서도 이러한 경우는 없었다고 한다.

쌍천의 이러한 꾸준한 예방의학 사업으로 인해 1956년 실시한  개정면민의 사망률과 영아 사망률은 1/2로 줄어들었다.

쌍천은 의학도로서 꾸준한 연구를 계속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국에서 진행되는 각종 의학학회 행사에 참석해 새로운 학문을 연구를 지속한다.

일본에 있는 국립공중위생원, 전염병 연구소, 도쿄위생박물관  등을 방문해 책임자들과 토론과 자료 교환 등을 통해 꾸준하게 새로운 연구를 한다.

물론 쌍천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농장주인 구마모도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1938년부터 실시한 보건사업으로 인해 개정면민들의 위생과 건상상태는 양호해졌다.

쌍천은 이것에 만족할 수 없었다. 농민이 개정에만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쌍천은 그래서 보다 큰 보건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조선농촌위생연구원 설립이다.

조선농촌위생연구원은 단순치료를 위한 의료시설이 아니라 치료와 예방사업 그리고 결핵요양원을 운영하는 것이다.

쌍천은 조선농촌위생연구원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농장주인 구마모도와 단판을 짓는다.

쌍천은 구마모도에게 농장경영으로 이룬 부를 조선민중에게 돌려줄 것을 요구하면서 조선농촌위생연구원 설립을 제안한다.

이러한 제안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혜진료소 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