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현대중공업 협력사인 송원기업, 한 직원이 수익금을 기부한다며 사내에서 따뜻한 음료수를 팔았다.

그 모습에 영감을 받은 직원 20여 명이 봉사동아리를 결성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송원기업 집수리봉사단’.

전기·기계정비기능사들로 구성된 만큼 자신들의 재능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봉사를 하자고 뜻을 모았고 생각 끝에 집수리 봉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임피, 서수, 대야, 옥서 등 주로 면 단위 마을에서 독거노인이나 장애우, 소년소녀 가장 등 소외되고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을 소개 받아 전기공사나 난방공사, 지붕공사 등의 작업을 해 주고 있다.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열악한 집이 굉장히 많아요. 정말 다 쓰러져가는 집에 난방도 못 하시는 분도 많고 화재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정말 땅콩줄기처럼 한 집 하다보면 그 옆집, 옆집...”

단장 장승환 씨는 가장 기억이 남는 집으로 맨 처음 봉사했던 집을 꼽았다. 부모님 두 분 다 장애가 있었고 아이는 장 단장 자녀와 동갑이었다.

수리를 간 날 마침 첫눈이 내렸고 문틈이 엄청 벌어져 쌩쌩 불어오는 바람이 그대로 집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일어나지 못하는 두 분을 한쪽으로 모시고 문을 교체하고 아이방을 만들었다. 회사의 지원을 받아 아이의 옷장과 침대 등을 마련해주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또 군산이 대규모 수해 피해를 봤던 2013년 수해로 재래식 화장실이 넘쳐 군인들도 회피한다는 주택수리에 나섰다 너무 힘들었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올랐다.

가끔은 봉사해주고도 욕을 먹는 경우가 있었다. 관에서 지원해주시는 걸로 알고 이것도 해달라 저것도 해달라 요구하는데 못 해드렸을 때 처럼 말이다.

송원봉사단은 봉사하러 가서 물 한 모금도 얻어 먹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최대한 민폐를 주지 않기 위해 밥도 직접 해 먹는다.

“고맙다는 말씀 한 마디가 저희에게는 보람이죠. 오히려 부엌에 오래된 밥과 반찬 두고 드시는 어르신도 많고 그럴 때는 저희가 밥도 드리고 반찬도 좀 챙겨드리고 오곤 해요.”

5년째에 접어들면서 수리해 드린 집이 56호가 넘어갔다. 처음에는 수공구로 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금은 자동공구도 구입했고 노하우도 쌓여 능률도 많이 올랐다.

“회원들 자녀들도 함께 와서 어르신들 말벗도 되어 드리고 자그마한 도움도 주고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아빠가 솔선수범하는 모습 보며 아이들은 자연스레 나눔을 익히게 되는 게 또 하나의 보람인 것 같아요.”

“우리처럼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단체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송 단장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