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후 쌍천은 엄청난 돈을 가질 수 가 있었다.
1945년 8월 일제 패망을 짐작한 구마모도는 쌍천에게 15만원을 줄 테이니 개인병원을 개업할 것을 제안한다.
일제가 패망하면 구마모도의 전 재산은 몰수당할 상황이었다. 구마모도는 이영춘 박사를 후원하는 입장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구마모도가 쌍천에게 주기로 한 15만원은 자혜진료소 자산이었다.
해방이후 국내 상당수 자산가들이 적산을 근거로 재산형성을 한 것을 생각할 때 쌍천 역시 엄청난 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15만원이라는 돈은 현재의 가치로 60억에 해당하는 엄청난 돈이다.
구마모도의 이러한 제안을 쌍천은 고민도 없이 거절한다.
조선농촌위생연구소 설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던 쌍천에게 개인병원을 개업하기 위한 15만원이라는 돈은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쌍천 이영춘 박사는 구마모도의 제안을 거부하고 해방을 맞이한다.
해방후 구마모도의 국내 재산은 미군정청에 의해 전액 몰수당한다. 자혜진료소 역시 운영자금이 없어 문을 닫을 처지가 되었다.
해방이후 쌍천에게는 새로운 제안들이 들어온다.
이영춘 박사의 은사인 윤일선 교수로부터 쌍천이 자혜진료소로 오기 전 직장인 연세대 병리학 교실로 복귀해 줄 것을 요청 받는다.
또 다른 제안은 역시 은사인 이용설 박사로부터 미군정청 보건후생부 차장을 맡을 것을 제안받는다.
오늘날 시각으로 보면 연세대학교 교수직과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상천은 60억의 엄청난 돈도 교수라는 명예도 차관이라는 권력을 모두 거부했다.
쌍천의 유일한 관심은 지난 10여년동안 동고동락을 같이 한 이땅에 사는 농민들의 건강이었다. 회고록에서 쌍천은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그러나 10년간 나의 정열을 받친 농촌생활에서 앞으로도 포부를 실현할 기회가 있으리라 예상하고 이들 요청을 사양하였다.
해방이후 쌍천은 조선농촌위생연구소 설립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벌인다.
1946년 쌍천은 미군정관인 러치 장군을 만나 농촌위생연구소 설립에 대해 단판을 벌인다.
쌍천은 러치장군에게 자혜진료소의 그동안 활동을 소개하고 구마모도가 소유하고 있었던 1,500정보의 논을 반환해 줄것을 요청한다.
쌍천은 미군정관 러치에게 거부당할 것으로 예견하고 이러한 제안을 했으나 돌아온 답변은뜻밖에 도와주겠다는 대답이었다.
쌍천은 러치의 협조속에 미군정 산하 조직인 신한공사(일본인에게 몰수한 농지를 관리하는 기관)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자혜진료소 다시 시작한다.
이후 1947년 자혜진료소를 해체하고 정식으로 개정중앙병원을 개업한다.
개정중앙병원은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6개과와 8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입원실을 갖췄다.
1948년 3월 신한공사가 폐지되고 중앙행정처로 확대개편된다. 중앙행정처는 쌍천에게 농촌위생연구소를 설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하게 된다.
1948년 11월 7일 쌍천은 그토록 갈구하던 농촌위생연구원을 설립한다.
농촌위생연구원 개소식에는 초대 농림부 장관인 조봉암, 김구 선생, 신익희 국회의장, 이범석 국무총리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
농촌위생연구소 설립목적은 다음과 같다.
민족의 영원한 발전은 그 원천이 건정한 농촌에 있음을 우리는 확념한다.
우리의 연구 대상은 농촌사회와 그 농민이다.
우리의 농촌 현실은 농촌위생을 추진시킴에 있어 시급한 위료시설의 보급을 요구한다
쌍천의 농촌과 농민사랑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호에 계속
이길영 기자 (leeglu@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