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송전철탑 건설 공사와 관련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회현면, 옥구읍, 미성동 지역주민 대다수에게 법원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2단독 허윤 재판장은 18일 송전철탑 건설과정의 공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모 씨 등 주민 20명 가운데 18명에 대해 벌금 100만원에서 200만원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해당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것으로 선고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이날 벌금형에 대한 선고를 유예받은 주민 18명은 앞으로 자격정지 이상의 형이 판결확정 내지는 전과가 발견되지 않는 한 2년이 지나면 유죄판결의 선고가 없었던 것과 동일한 효력이 생겨 벌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재판부는 그러나, 정도가 심한 피해를 입힌 90대 주민 1명에 대해서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양형 과정에서 참작 사유가 없는 또 다른 1명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날 선고에 대해 새만금송전철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는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송전철탑으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주민들의 억울한 사정을 고려하고, 농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참작하여 매우 관대하게 판결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무엇보다 법원의 관대한 판결이 내려지기까지는 고령의 농민들이 송전철탑 건설로 인해 대대로 내려온 문전옥답의 재산가치 하락 등 큰 피해가 불가피, 이에 맞서 대항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발생한 사안임을 적극 변론하며 재판부의 선처를 논리적·합리적으로 호소한 국선변호인 김귀동 변호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귀동 변호사는 “송전철탑 공사가 공익을 위해 불가피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전과 상대적 약자인 고령의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급기야 법정다툼으로 까지 비화된 것을 보며 안타까웠다”며 “법원의 지혜로운 판결에 감사하며, 이 판결이 철탑공사와 쌀값 폭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공동대책위 강경식 법무간사는 “주민들은 먼저 관대한 판결을 내려준 재판부에 감사를 표하며, 누구보다도 주민들을 위해 이번 송전철탑 관련 모든 형사사건을 자신의 일처럼 적극 나서 무료 변론해 준 김귀동 변호사님의 열정과 노고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