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군산조선소발 지역경제 후폭풍

 지난 22일 낮 12시경. 오식도동에 들어서니 각 도로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를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나부끼고 있다.
 이곳은 원룸을 비롯해 병원, 음식점, 각종 상가 등이 밀집한 곳으로 점심이나 저녁이면 식사나 회식을 하기 위한 근로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들의 경기 지표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일대 원룸들은 임대문의가 곳곳에 붙어 있고, 공사가 중단된 곳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실제로 오식도동 원룸은 석 달 전만해도 510동이나 되는 원룸들이 대부분 가득 찼지만 주요 신축공사가 완료되고, 조선소 일감마저 급감하자 현재는 공실율이 40%까지 치솟은 상태다.

 더욱이 5억 짜리 원룸이 3억 초반 급매물마저 나오는 상황이지만 매입자는 없는 상태고, 건물주는 이자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음식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A백반집은 예년이면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 밀려드는 예약손님들로 행복한 비명을 질렀지만 12월 예약은 단 2건에 불과하고 가게 매출 또한 반토막 난지 오래다.

 그나마 대로변 음식점들은 근근히 버티고는 있지만 이면도로 음식점들은 휴업 내지는 폐업 가게가 발생하고 있다.

 한 원룸 건축주는 “군산은 그동안 OCI, 한국지엠, 세아베스틸,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을 비롯해 새만금산단 외투기업 등 투자가 잇따르면서 원룸 수요 또한 급증했다”며, “하지만 현대중공업 도크 폐쇄가 기정 사실화 되면서 협력업체 도미노 붕괴 등 막대한 후폭풍으로 오식도동 경기는 사실상 바닥인 상태”라고 푸념했다.

 A백반가게 업주는 “요새는 하루 매출 30만원을 찍기도 힘들어 종업원 수도 3명에서 1명으로 줄이는 등 발버둥을 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마저 저러니 가게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그나마 잔여 물량으로 버텼지만 내년부터 회사를 어떻게 경영해야 할지 막막하다”라며, “군산 공단 업계에서는 더 이상 ‘희망은 없다’란 말이 나돌 정도로 심각한 붕괴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주택가격 하락·인구감소 악순환

 이같은 기업 경기난은 지역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군산지역 아파트 가격의 경우 10~20% 가량 떨어졌고, 앞으로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게 부동산 업계의 전망이다.

 더욱이 공단 기업유치 및 새만금 삼성 투자 등의 잠재적 투자 가치로 막대한 물량공세에 나선 아파트 공급시장도 적신호가 켜졌다.

 실제로 군산지역은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지난 9월말 1차에 이어 2차까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분양시장에 찬서리가 내리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군산지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월평균 공동주택 미분양 세대가 863세대에 달했으나, 올해 9월 한달 동안 미분양이 1347세대로 56% 급증했다.
이와 함께 매년 3천 명 이상 증가하던 인구도 감소세에 접어들고 있다.

 군산시 인구는 10월말 현재 27만7,924명으로 올 들어서 총 474명이 줄어들었다.

 그동안 시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동안 연간 2500명 이상 늘어나면서 한때 28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었지만 2013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현재는 27만명 붕괴 위험도 커지고 있다.

 김우민 시의원은 “대기업이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지역경제에 한파가 몰려오고, 이로 인해 주택 가격 및 인구감소 등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며, “이제는 군산도 더 이상 기업유치가 아닌 새로운 지역 성장 동력을 개발해야 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