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가 한밤 중 고속도로에서 아찔한 역주행을 펼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1일 밤 11시13분께 김모(72) 할머니가 운전하는 승용차량이 성산면 군산영업소를 쏜살같이 빠져 나갔다.

 이때부터 김 할머니의 광란의 질주는 시작된다.

 군산영업소를 빠져 나온 김 할머니는 곧바로 김제 하행선 방면으로 첫 번째 역주행을 시작했고 몇 km를 운행하던 중 이번에는 갑자기 유턴을 해서 상행선 군산휴게소에 진입한다.

 여기서 김 할머니의 역주행은 끝나질 않았다.

 이후 김 할머니는 다시 자신이 진입했던 입구 방면으로 운전대를 잡고 목포 방면으로 두번째 역주행을 시작했다.

 김 할머니는 이 과정에서 군산 나들목을 지나 서김제 나들목까지 무려 25km를 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마주오던 운전자들이 김 할머니의 역추행 차량을 신고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도로공사 직원들은 군산-서김제 119km지점에서 김 할머니를 발견, 하행선 123km지점에 앞서 나가 1명의 직원은 상행선 방면으로 건너와 모든 차량을 통제, 러바콘 바리케이트를 치고 다른 직원은 1km 앞선 지점에서 지시봉으로 김 할머니를 유도해 광란의 질주에 종지부를 찍게 했다.

 이번 역주행 소동으로 상행선으로 운행하던 마모(39·천안시 쌍용동)씨의 승용차가 김 할머니의 차량을 피하는 과정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피해를 입었으며, 이곳을 지나던 다른 차량운전자들은 심야시간 때아닌 역주행 소동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찰관계자는 “할머니가 야간운전을 하다 보니 착각을 일으켜 역주행 소동을 벌인 것 같다"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칫 대형사고로까지 이어질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이후 이같은 황당한 역주행 사고는 처음"이라며, “신속한 대처로 다행히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김 할머니가 고령이고 야간에 식별이 어려운 상태에서 자신이 정상 차로로 주행한다고 착각한 것으로 미뤄 고의가 아닌 실수에 의한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로 보고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