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인력 감축으로 쓰지 않던 경비실이 주민의 재능기부로 의미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사진은 경비실에 전시되어 있는 석부작을 둘러보는 박정남 주민)
우리나라 주 주거형태를 꼽으라면 아파트라는데 이의가 크게 없을 것이다. 다만 짧은 역사에 비해 급격하게 확대되었을 뿐 아니라 그 건축양식의 특성에 어울리게 아파트의 개인주의도 만연한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공동체 문화를 선도해가는 아파트가 있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나운동에 위치한 현대3차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서완제).
현대3차 아파트는 최근 군산에서 최초로 금연아파트로 지정된 바 있다. 이경남 소장의 제의에 주민들이 적극 동의했다.
게다가 이달에는 경비인력 감축으로 폐쇄됐던 경비실 한 곳을 주민 재능기부 공간으로 활용해 화제다.
아파트 주민인 박정남(76) 씨는 아파트 입구에 위치해 있는데도 방치돼 미관상 좋지 않던 전 경비실을 보면서 활용방법을 고심했고 자신의 석부작을 전시해보며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떠올렸다.
석부작이란 자연석에 식물을 부착시켜 만든 것으로 나무를 이용하기도 하며 이는 목부작이라 불린다.
박정남 씨의 제안에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입주민들의 승낙이 떨어졌다. 전시와 함께 판매도 함께 진행해 수익금의 절반은 아파트 경로당에 기꺼이 기탁하기로 했다.
베란다에 두었던 석부작 10여 점을 가져다 전시했다. 아침이면 어린이집 차를 기다리는 아이와 주민들이 바람을 피하러 들어왔다 작품을 보곤 “신기하다”며 감탄하곤 한다.
오며 가며 석부작을 감상하는 주민들 대부분 “빈 경비실 활용해 정말 잘 해 놓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게 쓸모없는 공간으로 치부되던 빈 경비실이 이를 계기로 사랑방으로 변신했다.
박정남 씨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고 가 석부작을 널리 알린 것 같아 보람있다”며 “저 말고도 앞으로도 주민들이 재능기부를 해서 그림도 전시하고 수공예품도 전시하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요즘 ‘정이 있는 마을’로 앞서 가는 현대3차 아파트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