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이른바 ‘대면형’‘절도형’으로 진화하면서 이에 따른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과거 금융거래를 통해  범행계좌로 돈을 받는 수법으로 범죄행각을 벌이던 보이스피싱이 이제는 직접적인 대면접촉을 통해 범죄행각을 벌이는 등 날로 대담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31살 A씨(여)는 한 불상의 남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자는 ‘유명 포털사이트 중고 카페에서 ID 도용 범죄사건이 발생했는데 공범여부를 조사하겠다’며 범죄연루 의혹을 추궁했다.

 이후 1시간 뒤 불상의 남자는 이번에는 자기를 서울검찰청에 근무하는 검사라고 사칭한 뒤 A씨 명의 금융거래 내역이 유출 우려가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모든 예금을 인출해 금융감독원 조사를 거쳐 다시 돌려주겠다고 현혹했다.

 A씨는 이런 사실을 믿고 예금 5천만 원을 찾아 약속된 시간에 맞춰 남자를 만나 돈을 건네줬다.

 사건 발생 4시간이 지나자 A씨는 직감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라고 판단, 경찰에 신고를 한 상태이다.

 사건 직후 경찰은 피해자 진술과 현장 주변 CCTV·블랙박스 분석, 통신내역 조회 등을 통해 피의자 특정 및 동선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 노년층을 타깃으로 한 보이스피싱이 젊은 층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이유는 결혼자금이나 현금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절도형 보이스피싱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2일에도 70대 할머니는 한 남자로부터 ‘할머니 명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될 우려가 있다며 돈 1천만원을 인출해서 세탁기에 보관한 뒤 출입문을 잠그지 말고 외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후 이 남자는 할머니가 약속장소로 외출한 사이 집 안에 있던 1천만원을 챙겨 유유히 사라졌다.

 이같이 보이스피싱이 과거와는 달리 대면형, 절도형으로 진화하는 이유는 이들의 수법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고 범죄 피해 이후에도 금융거래 지급정지 등의 예방책이 도입되면서 상대적으로 금융거래 범죄유형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대면형, 절도형 범죄는 범죄유형상 피해자 접촉에 따른 검거 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천만원의 돈을 편취할 수 있다는 이유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범죄가 점조직 형태로 운영돼 알선책에서부터 행동책, 총책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역할분담으로 일단 행동책 등을 체포해도 총책 검거가 사실상 어렵고, 이로 인해 피해 금액도 대부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어떠한 기관도 예금 인출을 요구하는 사례가 없는 만큼 이같은 범죄 전화가 걸려올 경우 가까운 파출소나 지구대, 경찰서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군산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피의자들의 인상착의나 동선을 토대로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금융기관에서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예금을 인출하라고 하면 절대 응대하지 말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2016년 군산지역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건수는 총 188건으로 이중 92건 98명을 검거했고, 올 들어서는 총 67건이 발생, 101건, 141명을 검거(전년도 발생사건에 대한 누적 검거건수 포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