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과 13일 개최된 군산 야행을 치른 후 시민들의 야간관광 활성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는 가운데 군산시가 밝힌 야간관광 명소화 사업계획들이 땜질식 처방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군산야행기간 동안 약 12만 여명의 관람객이 원도심에 다녀갔으며 이 일대 게스트하우스와 식당가는 15일 광복절까지 쉬며 연휴를 즐기려드는 손님들의 행렬을 맞이했다는 후문이다.

밤이 되면 이곳이 관광지인가 싶을 정도로 행인을 발견하기 힘든 원도심에서 이틀 간 야간 프로그램이 펼쳐지면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곳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을 지켜보며 야간관광 활성화에 속도가 붙길 기대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크다.

군산시는 원도심 일원에서 밤에 즐기고 먹을거리가 부족해 야간 관광의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따라 내항 주변 야간경관 조성, 푸드트레일러 조성, 내항 전망타워 설치, 박물관 벨트화지역 야간개장, 문화 빛 거리 조성 등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시설 보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편안하고 쾌적하게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숙박업소의 부족과 주간과는 차별화된 야간 즐길거리를 확충하지 않는 한 체류형 관광지로의 도약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군산 지역에는 현재 관광호텔 12곳과 일반호텔 21곳 등 총 200여 곳의 숙박업소가 있으며 원도심 내 게스트하우스도 약 30곳이 운영 중이다.

지난 12일과 13일 열린 군산야행 기간 군산 지역의 숙박업소는 예약률이 거의 100%를 육박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숙박업소의 전체 수용인원은 1만 5천 여명에 불과하며 무엇보다 원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며 가족 단위 관광객이 머무를 만한 숙박업소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큰 약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원도심의 한 카페 대표 D씨(36세)는 “보통 우리가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지역을 결정한 후 숙박할 곳을 알아보게 된다”며 “군산에서 숙박할 곳이 마땅치 않을 경우 군산은 찍고 부안 대명콘도나 팬션에서 숙박을 하게 된다든지 당일치기로 즐기고 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 무엇보다 가족 단위 숙박업소 확충에 시가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곧 페교가 되는 군산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유스호스텔과 같은 숙박시설 유치를 그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또한 반나절이면 다 둘러볼 수 있다는 군산여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릴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단순히 문화유산 한 곳마다 방문해 둘러보고 사진을 찍어 인증샷을 남기는 정도로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으며 재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관광지가 될 수 없다는 것.

이는 지역 주민들과의 스토리텔링을 통한 체험프로그램과 문화 프로그램 개발 등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운영과 지역의 특별한 체험을 프로그램으로 적목해 근대문화와 역사를 몸으로 체험하도록 하면서 지속가능한 관광을 구축해야 한다.

영화시장이나 명산시장을 활용한 청년이 주체가 되는 야시장 운영 등은 길거리 음식의 부족과 즐길거리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

한 시민은 “포장마차가 불법이라서 운영을 하지 못한다는 군산시의 입장을 듣고 할 말이 없었다”며 “그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전혀 벗어나지를 않으려고 하는 모습에 지친다. 그 섹터를 벗어나 뭔가 돌파구를 마련하고 대안을 모색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 너무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관광객 유치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치하는 개념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지 못하는 관광객 유입은 오히려 주민들의 불편만 초래하며 피해를 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