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의 유족 김금봉 씨가 안타까운 사연을 들려주고 있다.
일제 강점기 한국인 징용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이 존재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지역 내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이나 대법원 판례로 강제징용자 개인의 민사적 보상 청구권이 인정된다”며 징용 피해자들에게 개인 청구권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일본 아베 총리가 25일 이에 대해 일본의 우려를 전했을 때도 “피해자 개인과 회사들 사이의 개인적 청구권은 아직 해결이 안 됐다”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지역 내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유족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군산시의 강제동원 피해 관련 접수 및 지원 현황에 따르면 ▲사망·행불 위로금, 접수 153건에 지급 결정 133건 ▲부상자 위로금, 접수 282건에 지급 결정 103건 ▲미수금 지원금, 223건에 지급결정 161건 ▲의료지원금 236건, 접수 236건에 지급 결정 234건으로 총 894건이 접수되었으나 641건이 최종 지급되었다.
특히 일한 대가로 받지 못한 미수금의 경우 접수건에 비해 지급이 결정된 건수가 70%에 불과하다.
일제징용피해자 고 김원섭 씨의 자녀 김금봉(69) 씨는 “2009년 6월에 아버님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로 결정되어 위로금을 지원받았지만 의료지원금이나 미수금은 받지 못했다”며 “당시의 공탁문서를 제출하라고 하는데 당시 일본인들이 어디 우리 민족을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도 안 했는데 공탁문서가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김금봉 씨의 아버지 고 김원섭 씨는 1942년 일본의 한 탄광에 끌려가서 해방과 함께 국내로 돌아왔으나 진폐증으로 남은 생애 고통을 받다 돌아가셨다.
2005년부터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접수가 시작되면서 김금봉 씨는 인후보증 등을 통해 위로금을 지원했지만 미수금과 의료지원금은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신청 자체가 거부됐다. 이후 정부를 상대로 미수금 지원과 의료지원금 지급을 신청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4년 기각당한 바 있다.
또한 일제강점기 국내로 강제징용됐던 김영환 씨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국외 징용에 비해 국내 징용은 법적으로 보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패소한 바 있다.
김금봉 씨는 “정부에서 신청하라는 플랭카드를 보고 군산시청에 갔는데 근거가 없어 신청조차 못하고 되돌아간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며 “물론 너도나도 아무나 받으면 안 되겠지만 억울한 사람들도 있는 만큼 시나 정부에서 좀 더 살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