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굳게 잠긴 근대교육관, 내부에는 화장실이 있다.
지난 군산야행 행사를 통해 원도심 내 공동화장실 부족 사태가 다시 한 번 확연히 드러나면서 더 이상 원도심 공중화장실 확충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 높다.
지난 12일 두 자녀와 함께 야행을 즐기고자 월명동을 찾은 A씨는 초원사진관 앞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중 5살 자녀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조르는 통에 진땀을 흘렸던 기억을 떠올렸다.
화장실을 찾기 위해 아이들 손을 잡고 뛰어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한 커피전문점에 들어가 음료를 구입하며 화장실을 이용했던 것.
A씨는 “개방형 화장실이 있는 지도 몰랐고 무조건 공중화장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것만 찾았는데 없었다”며 “주차장도 중요하고 체험시설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거리에 공중화장실이 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참고로 군산야행에서는 삼성애육원 인근에 임시화장실을 설치하기는 했지만 단어그대로 임시로 방편이 됐을 뿐이다.
이에 건물 내 화장실 개방도 좋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골목길 코스에 화장실 단독 건물을 좀 세우고 관광안내지도에 표시도 해 쉽게 관광객들이 화장실을 찾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높다.
현재 원도심 내 개방형화장실은 총 12곳, 매년 초 개방형화장실을 모집하지만 올해는 단 한 곳도 신청한 곳이 없다.
심지어 군산시가 운영하는 원도심 내 근대교육관은 건물 내에 화장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잠궈 놔 공공건물 화장실은 잠고 일반 주민들 화장실만 개방하라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방형 화장실에는 안내 표지판과 매달 5만원~6만원 상당의 용품(화장지, 쓰레기봉투 등)이 지원되지만 청소나 관리의 어려움을 따지고 보면 웬만한 봉사정신이 아니고는 개방형화장실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박물관 인근의 모 매장의 경우 수돗물을 많이 쓰지 않는 업종인데도 불구하고 화장실을 개방하면서 매달 10만 원이 넘는 수도세를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시에서 지원해주는 것은 역시 다른 개방형 화장실과 마찬가지이다.
매장 관계자는 “저희처럼 화장실 개방으로 수도세가 말도 못하게 증가한 경우 차등을 줘서 좀 더 지원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월명동 한 주민은 "물론 건물을 짓지 않고 민간화장실로 보충하는 방법이 가장 좋기는 하지만 그에 합당한 지원을 해주든지 공공기관에서 모범을 보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자꾸 이런 불만들이 쌓이면서 시와 주민들의 불신이 축적되고 도시재생사업 자체가 삐그덕거리는 거 아니냐"고 일갈했다.
문지연 기자 (so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