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등교하는 손자의 아침밥을 차려주기 위해 뺑소니 사고를 당한 상태에서도  집으로 향한 팔순 할머니의 사연이 알려졌다.

 군산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새벽 5시50분께 개정면 한 도로에서 장애인 아들과 함께 귀가하던 A할머니(80)를 1톤 화물차 운전자 62살 B씨(62)가 치고 그대로 도주했다.

 이 사고로 할머니가 무릎 등에 골절상을 입었지만 B씨는 아무런 구호조치 없이 달아났다.

 사건 직후 경찰은 인근 CCTV를 비롯해 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여 사고 시간과 용의차량을 특정해 수사망을 좁혀 가던 중 B씨를 검거하게 됐다.

 조사결과 B씨는 사고 당시 파손됐던 사이드미러를 카센터에서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할머니는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손자(15)의 등교를 위해 밥을 줘야 한다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300m를 걸어 귀가했다.

 손자를 등교시킨 할머니는 이후 다리에 통증을 호소했고, 진단 결과 발가락과 발목이 부러진 상태였다.

 문예준 교통범죄수사팀장은 “사고 당시 현장 주변에는 유류품과 CCTV가 없어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 끝에 용의차량을 특정해 검거하게 됐다”며, “할머니가 아픈 상황에서도 손자를 등교시키기 위해 지연신고를 하다보니 사건해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B씨에 대해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