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단위 최초로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을 뿐 아니라 전국 최초로 ‘청소년 자치권 확대를 위한 조례’를 제정한 군산시가 이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과 청소년 자치권 확대 조례 제정이 1년 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환경 조성과 종합적인 시책이 마련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자치권 확보와 이를 확대할 수 있는 가장 필수적이고 선행되어야 할 시책 중 하나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실례로 지역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군산청소년학생연합은 군산청소년100인원탁회의를 주최하고 아리울 청소년꿈길터 진로동아리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여는 회의를 진행할 장소가 없어 군산시립도서관을 유료로 빌리고 있다.

양은희 군산회현중 교사는 “평생학습관이나 청소년 관련 시설들이 있지만 자체 일정이 있거나 대관이 안 되는 등 청소년들이 공간을 찾는데서 먼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편하게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 복합자치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경기도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몽실학교를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몽실학교는 지난해 옛 경기도교육청북부청사를 리모델링해 의정부시에서 처음 개교했으며 프로젝트 기반 학생 자치배움 과정, 학교 교육과정 연계 체험형 진로직업교육, 학교 밖 배움터 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몽실학교가 모범사례로 널리 소개되면서 각 지자체에서 비슷한 형태의 청소년 자치 공간들이 조성되고 있는 중이다.

한 청소년 관련 활동가는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채택되지 못했던 사안이나 군산초등학교와 월명초등학교가 신도심으로의 이전이 확정되었고 동산중학교도 지곡동으로의 이전이 예상되는 만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남겨진 이들 학교의 부지와 건물을 활용해 청소년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동아리활동도 하고 문화를 창출하며 누리는 활동, 학생인권과 자치권 확보를 위한 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소년들의 자살율이 세계 1위라는 해결 시급한 과제 앞에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어른들이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이제는 귀를 귀울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