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부모를 따라 자기 나라로 들어오거나 귀화한 자녀를 중도 입국 자녀라 한다. 흔히 자신을 낳아준 엄마가 한국에 와서 재혼한 후 엄마의 초청으로 한국에 와서 살게 된 아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아이들은 한국어를 익힐 기회도 없이 우리나라의 정규 교육과정에 바로 투입되다 보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부모들은 아이들의 정규교육을 어떻게 시켜야할 지도 잘 몰라 그냥 방치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학교에 보내길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이 아이들을 포함해 다문화가정 자녀들, 탈북가정 자녀들까지 보듬고 한 울타리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안학교가 있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전라북도에서 유일한 다문화 대안학교 '다음세대 학교(교장 오혜미)'가 바로 그 곳.
군산 조촌동에 자리잡은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공동체 ‘다음세대 학교’
오식도 외국인근로자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던 오혜미 씨가 베트남 여성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녀의 자녀들이 한국 적응에 힘들어하는 상황을 접하며 3년 정도 대안 교육을 모색하고 준비를 해 오다 지난해 결실을 맺었다.
처음 인연을 맺은 아이 2명을 시작으로 현재 9명의 아이들이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중도입국자녀들이 얼마나 있는 지 시나 교육청에서 현황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알음알음으로 소개를 받아 공부를 하고 싶다며 찾아온 아이들이다.
교실을 오가는 아이들에게서는 국적이나 언어 등 사회가 규정 지은 패러다임을 찾아보기 힘들다. 때로는 또렷한 눈망울로 때로는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칠판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안녕하세요"하고 낯선 이에게 인사하며 수줍게 웃는 모습, 친구들과 해맑게 장난치는 모습들은 영락 없이 청소년 그 이름 그대로다.
학교에는 이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다며 선뜻 재능기부를 허락해준 교사가 13명, 우연히 학교를 알게 된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이들에게 맛있는 밥과 반찬을 만들고 배식까지 해주시는 자원봉사자도 세 명이나 있다.
이렇게 하나하나 모습을 갖춰가면서 지난 2월 말 경에는 교육청으로부터 대안학교로 정식으로 지정되기도 했고, 학생들 몇몇이 출전한 교육부의 다문화인식개선 포스터 그리기 데회에서 최우수상을 타고 수기 분야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인 성과도 이뤄냈다.
지난 7일에는 부모님을 초대해 아이들이 그동안 배우고 익혔던 것들을 선보이고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만들며 감동의 시간들을 연출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부모님들을 초대해 그동안 익히고 배운 결과물을 선보였다
오혜미 교장은 “공교육기관에서도 받아주기 힘들다고 방치된 아이들인데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을 꺼려하고 미루던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작품과 공연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처음에 아무 것도 모르고 일단 시작해보자해서 시작은 했는데 아이들이 날마다 와서 웃고 떠들고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교사들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들 보면서 정말 신기하고 잘 했구나 싶다”고 전했다.
내년 3명의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가야하는데 학교에서 선입견 없이 받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오 교장은 아이들이 여기에 와서 서로 자신들의 독특한 환경을 이해해주고 어울려 하나의 공동체가 되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에 밝은 미래를 꿈꿔본다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sp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