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연구정보 공개 사이트인 '온나라정책연구(프리즘)'에 군산시가 공개한 연구용역 목록. 인근 전주시나 익산시,서천군 등이 최근까지 꾸준히 용역결과보고서를 공개하는 것과 비교가 되고 있다.

맨 위부터 전주시, 익산시, 서천군의 용역결과보고서 공개내역(프리즘 갈무리)

◇학술용역결과 온라인서 찾기 힘들어

군산시 자치법규에 따르면 용역이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투자사업 및 시설물의 계획ㆍ연구ㆍ설계ㆍ분석ㆍ조사ㆍ구매ㆍ조달ㆍ시험ㆍ감리ㆍ시운전ㆍ평가ㆍ자문ㆍ지도ㆍ사업관리 등을 다른 사람에게 위탁해 이행하는 행위를 말한다.

용역은 ▲학문분야의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에 관한 연구용역 및 이에 준하는 용역으로서 학술, 연구, 조사, 검사, 평가, 개발 등 지적활동을 통한 정책에 제공되는 ‘학술용역’과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른 건설기술용역,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 따른 엔지니어링 활동 사업, 「건축사법」에 따른 설계 및 공사감리, 그 밖에 다른 법령에 따른 조사·설계·감리·측량 용역과 이에 준하는 ‘기술용역’ 그리고 ▲‘학술용역’과 ‘기술용역’ 이외의 용역인 ‘일반용역’으로 구분된다.

간단히 말해 학술연구용역은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에 대한 기본계획의 수립과 이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목적으로 하는 용역으로 지자체는 물론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며 지자체 운영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시민의 세금으로 시행되는 이들 용역은 지역사회의 공동재산이자 시민의 지적재산이라고 볼 수 있다.

군산시는 지난해 ‘내항 전망타워 기본구상 및 타당성 연구용역’ , ‘군산시 선유도 관광기반시설개발계획 수립용역(3억780만 원)’ 등 20여 건을 상회하는 학술용역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들 용역에 들인 예산만도 수십 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학술연구용역 결과는 군산시 홈페이지나 정부와 지자체에서 정책연구보고서를 공유하는 시스템인 ‘온나라정책연구(프리즘)’ 등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프리즘에는 마지막으로 2013년 발행된 고군산연결도로 도로운영 연구용역을 포함해 겨우 7건의 용역결과보고서가 올라가 있을 뿐이다.  

 ‘군산시 용역과제 사전심의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 제16조에 의하면 엄연히 발주 부서장은 결과물을 시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반면 인근 서천군의 경우 프리즘에 등록된 학술연구용역이 2016년 ‘서천군 범죄예방 환경개선 종합계획수립용역’ 등 9건(결과보고서 발행년도 기준), 2017년 ‘서천군 청사 건립 타당성 재조사용역’ 등 19건 등에 달한다.

익산시도 ‘익산시 주요시가지 가로환경정비 계획수립용역’을 비롯해 2016년 9건, 2017년 4건 등의 결과보고서가 게재되어 있다.

◇혈세 낭비 예방 위한 제도 개선 필요

공공정보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공유하는 것을 중점으로 하는 정부 3.0이 운영되고 있다. 한 고위부처 공무원은 “‘투명한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의미있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국민들이 체감하는 현장행정이 많은 지자체가 보유한 용역보고서를 기관 간 공유하고 국민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누가 얼마나 내실 있게 용역을 수행했는 지 지자체에서 이를 토대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 지 시민들이 알고 검증해야할 권리가 있으며 이에 따라 누구나 쉽게 용역 결과 보고서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인터넷에서 짜깁기하는 등의 부실한 내용이나 목적이나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는 사례들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과제수행에 대한 담당자의 책임이 어느 정도 담보되며 시민들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일부에서는 부동산 투기 등의 일부 부작용을 거론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부작용은 제한된 정보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으로 부득히 비공개가 필요할 경우만 예외적으로 적용해도 된다.

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다양한 용역 결과를 보기 위해서 정보공개청구 등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길”이라며 "지자체가 이제라도 적극적인 정보 공유를 통해 더 나은 시정 운영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