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골목길 활성화 사업을 위해 매입한 월명동의 한 주택
군산시가 월명동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골목길활성화를 위해 골목길 거점시설 조성에 나섰지만 그 효과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군산시는 도시재생선도지역활성화계획에 따라 노후주거지를 정비하고 월명동 내 골목길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업대상지 내에 골목길 거점시설 3곳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금광동 골목에는 동국사 앞에 문화체험공간을, 신창동 골목에는 초원사진관 인근에 쉼터를, 개복동 골목에는 정원이 있는 오픈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신창동의 경우 관광객들이 관광지 내에 쉼터가 너무 적다는 불만을 계속해서 제기하면서 쉼터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이 시급했던 터이다.
이에 군산시는 초원사진관 인근 빈집을 약 5400 만원을 들여 매입한 후 9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리모델링한 후 소규모 도서관 등 쉼터시설로 조성할 예정이다.
문제는 군산시가 매입한 빈집의 바닥면적이 10평 남짓 불과한 1층 건물로 ㄱ자 골목 내에 위치한 거점시설 바로 옆이 연세가 있는 주민들의 거주지이며 막다른 골목이라는 점이다.
골목길을 활성화하는 거점시설이라지만 과연 관광객들이 소규모 쉼터에서 얼마나 쉴 수 있을지도 의문이며 혹시 관광객들이 거점시설을 들르기 위해 채 50m도 되지 않는 그 골목길을 들어온다 해도 단지 쉼터 한 곳만 있어 사진만 찍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장소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깊다.
골목길 거점이라는 사업명이라는 취지로 조성됐지만 머무르는 장소가 아닌 포토존의 기능만 할 수 있는, 노후주거지도 아닌 그곳에 또다시 혈세가 투입된 것이다. 실제로 이 거점시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벌써 소음이나 훼손 등을 우려하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거점’이라는 것은 어떤 활동의 근거로 삼는 중요한 지점을 말한다. 또한 골목길은 좁은 길을 따라 우리 소시민들의 삶이 꾸며지지 않고 소소하게 드러나는 이야깃거리들로 인해 매력을 갖게 마련이다.
월명동 주민 한 모씨는 “도대체 집이 일본양식을 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건물도 아니고 특색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짧은 골목길 막다른 곳에 무슨 관광시설을 만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예산이지만 이렇게 예산이 쓰여도 되는 지 모르겠고 앞으로 주민들과 좀 더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