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심장이었던 도크의 불꽃이 꺼진 지도 1년 여가 넘어가고 있다.

 그동안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을 염원했던 군산시민들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라는 재앙을 맞게 됐다.

 군산을 넘어 전라북도 경제의 근간이었던 자동차와 조선산업이 붕괴되면서 서민경제는 하루하루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 곤두박질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인한 지역경제 파장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지경이다.

 수많은 가장이자 남편, 아빠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일자리를 찾아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고 있고, 지역상가들은 한 집 건너 한 집에 임대문의가 나부끼고 있다.

 군산의 현재 처한 위기는 각종 지표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한때 30만 돌파를 위해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군산시 인구는 27만선마저 위태로운 실정이다.

 올 들어 7월 말 현재 군산시 인구는 총 27만3,4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6,103명보다 2,605명이 감소했다.

 이와 함께 제조업체 취업자수는 지난해 6월 기준 대비 7000여 명이 감소했으며, 실업급여 수급자는 4,8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4명(24%)이 늘어났다.

 이같은 인구 및 근로자 감소에 따른 부동산 시장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올 상반기 전국 땅값 상승률은 평균 2.05%로 1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지만 군산시는 유일하게 -0.58%로 하락했다.

 이는 현대중공업과 한국지엠 여파에 따른 5000여 명이 일자리를 찾아 떠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아파트값도 전국이 소폭 상승한 반면 군산은 -0.25%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파트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불황속에서도 최근 3년간 6,553가구가 입주한 데 이어 올해는 3,551가구가 공급되는 등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루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군산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4년 전에 비해 평균 1000~3000만원 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시장과 연관서비스 산업 등도 연쇄적으로 침체하고 있다.

 원룸 공실률은 70%에 육박했으며, 원룸 매매가도 평균 50% 이상 떨어졌고, 거래마저 뚝 끊긴 상태다.

 소비마저 위축되면서 요식업의 휴·폐업신고가 지난 2015년 대비 43% 급증했다.

◇산업구조 체질 개선 시급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재가동 시점을 2019년 초로 제시했고, 한국지엠 군산공장 활용 부분에 있어 정부가 적극적인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로선 해법마련이 요원한 상태다.

 양 날개를 잃은 군산시로선 새로운 대체산업 동력이 절실하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되지 않는 등 희망이 꺼져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민들은 위기는 또 다른 기회로서 현재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과감히 탈피해 새로운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최근 열악한 지역 산업구조를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다양화·고도화로 변화를 꾀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기회요인으로 충분히 활용하자는 것이다.

 강임준 시장 또한 붕괴 위험에 처한 군산경제를 위기에서 구해내고자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팜,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을 육성을 공약으로 내걸고 추진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신산업 육성을 기반으로 하는 중장기 산업발전 육성전략을 마련,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파급효과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발전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민들은 삼성이 최근 180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지자체와 정치권 등이 적극 나서 군산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나운동에 사는 권모씨(33)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이 1년 여가 되고 있지만 현재 군산은 더 이상 희망이 없는 도시로 전락하고 있다”며, “이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초일류 기업인 삼성 투자를 반드시 이끌어 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군산의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고 있고, 하반기 들어서는 더욱 경제침체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 또한 일시적인 지원보다는 현실적인 대책마련을 통해 군산이 유령의 도시가 아닌 희망이 넘치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