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장애인 택시를 이용했어요. 운영 방식이 바뀌기 전에는 저를 전담으로 맡아주신 분도 계셨죠. 지금은 순환으로 근무하시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는데 그 분들에게 자그마하지만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어요.”

허민진(군여고, 17) 양이 석고방향제 20여 점을 정성스레 만들고 포장해 장애인택시 운전자들에게 전달했다는 소식을 듣고 민진이를 만나보게 되었다.

선천성 다발성 관절구축증을 가진 민진이는 지체장애 1급으로 한 번 넘어지면 혼자 일어나기 힘들지만 자격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장애인활동보조도우미를 이용할 수 없다. 방법을 찾고자 뛰어다니던 민진이 가족에게 장애인 택시가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보충수업까지 꼭 하고 싶었지만 시스템 상 오후 4시 반 이후에는 학교에서 케어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좌절했을 때도 장애인 택시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었다. 당시 민진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충수업’이라는 욕심을 부렸다고 밝혔다. 시스템을 바꿔보고자 청와대 신문고까지 두드렸고 교육부와 도교육청 등에서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렇게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마치 자신의 일인 양 도움을 주시는 장애인택시 운전자분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던 것.

만들기를 좋아해 엄마를 따라 공방에도 자주 다니는 민진이는 평소에도 편견 없이 자신을 대해주는 친구들이나 교사 등에게도 매듭팔찌나 티라이트 등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 선물하곤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민진이는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스포츠대회는 물론 요양원 봉사에도 열심이다.

“처음에는 어려서 놀 거 생각하고 엄마 따라가곤 했는데 나중에는 제가 먼저 봉사가자고 말씀드리곤 했어요. 스포츠 대회에서는 선수들 물도 따라주고 응원도 해주고, 요양원에서는 어르신들과 함께 이것저것 만들며 이야기도 나누죠.”

손근육을 훈련시키기 위해 7년 정도 미술을 하면서 다져진 개인기에 워낙 솜씨가 좋아 민진이의 작품은 늘 인기가 있다.

허민진 양이 정성껏 마련한 석고방향제를 장애인택시 측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