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부터 추진되던 근대역사문화벨트화 사업을 계기로 군산이 근대문화유산의 도시로 이름을 날리며 관광지로 급부상한 지 10년이 되어간다. 그러나 여전히 숙박시설 보완, 관광기념품 부재 등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념품, 그리고 기념품샵은 어디에?

전국 곳곳에 다양한 특징과 개성을 갖춘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예술공간들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곳을 관람한 경험과 추억을 상기시켜줄 수 있는 기념품을 파는 기념품샵도 함께 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목포자연사박물관, 고성 DMZ박물관, 나주 천연염색박물관, 서울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등 많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본 후 기념품샵에 들르곤 한다.

기념품샵에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기념품을 구매하지는 않을지라도 이제는 기념품샵이 연계된 하나의 관람 장소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인근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이나 국립해양박물관에도 기념품샵이 입점해 있다.

기념품샵은 전시관에게는 하나의 수익사업이 되고 있으며 소품이나 공예, 캐릭터 산업 등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문제는 수도권이나 국립 기념관, 대규모 미술관 등의 경우 관람객이 많기 때문에 경영 면에서  안정되어 있지만 지방의 경우 수익이 보장되지 않아 문을 열었다가 닫는 곳이 많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

근대역사박물관 김중규 관장은 “우리 박물관에서도 기념품샵을 검토하기 위해 타 지역 사례 등을 살펴보았지만 위치나 규모, 안정적인 운영 등 여러 어려움이 예상돼 박물관 입구 쪽에 지역 특산물 홍보 갤러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대체한 바 있다”며 “제대로 기념품이라 할 만한 것들이 공급되지 않고 수익이 나지 않다보면 그냥 잡화점처럼 운영될 우려도 크다”고 전했다.

3~4년 전 월명동에 개인이 군산관광 기념엽서나 에코백, 기념컵 등을 파는 판매점을 열었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문을 닫은 적도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전남 나주에 있는 천연염색박물관은 이름난 관광지에 위치해 있는 것도 아니고 연계된 관광명소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뮤지엄샵 운영으로 연간 5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모델이 되고 있다.

군산에서도 관광지 부상을 계기로 전업주부로 지내던 지역의 많은 여성들이 공예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지역 예술가들의 활동 또한 활발하다.

시가 기념품 산업과 관련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할 때이다.

＃관광기념품 산업화 이제는 구축해야

군산시는 지난 2016년 ‘군산시 대표관광지 기념품 공모전’을 실시하고 총 14점의 수상작을 선정해놓고 전혀 활용도 못하고 있을뿐더러 더 이상의 공모전도 개최하고 있지 않다.

시 관계자는 “기념품 공모전에 선정된 작품들을 상품으로 만들려고 하다 보니 단가가 많이 들어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기존의 관광기념품은 전통성을 워낙 강조하다보니 현재의 일반 관광객들과 괴리되어 있다는 지적들이 많다. 특히 외국인이 아닌 이상 군산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은 가족이나 젊은 연인들이 많다. 이들을 타깃으로 현대적 감각으로 디자인, 색, 재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뮤지엄샵이나 (미술관 내) 아트샵 등에서는 비슷비슷한 전통상품보다는 현대적이고 세련되며 실용적인 상품을 찾는 경향이 높다는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관광기념품판매와 관련한 진흥시책을 수립해 관광기념품 업체들이 상품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 마케팅 활동, 기념품 생산 판매의 유통구조 단일화, 일정한 품질 유지를 위한 연구개발 등을 지원해야 한다. 

그 거점 역할을 내년에 조성될 예정인 ‘군산예술콘텐츠스테이션’에서 맡고 청년센터와 창업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일이다. 전북에서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한 대안이다.

이후 군산시가 근대역사박물관 인근이나 군산예술의전당, 군산새만금컨벤션, 선유도 특산물판매장 등에 판매장을 설치해 관광객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면 된다는 의견이다.

군산대 박경우 교수는 “일본의 모리미술관 샵의 경우 연필, 지우개 하나까지도 기념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각 상품에 군산예당이나 이런 곳의 브랜드를 붙여서 판매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수송동의 한 시민은 “군산기계공고에서 학생들이 만년필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런 것들도 브랜드화해 군산 상설매장에서 팔 수 있으면 좋은 것 아니냐”며 “기념엽서라도 많이 만들어 전시하는 등 시가 만든 기념품샵들이 활성화된다면 민간 상권도 덩달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