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댕동~ 잠시 후 마을 대축제와 경로잔치가 있을 예정이오니 어르신들께서는 한분도 빠짐없이 경로당에 모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4일 오전 마을 스피커를 통해 개정면 발산리 신발산마을에 울려 퍼진 정감 가득한 안내방송이다.

신발산마을 청년회(회장 양언용)가 주관하는 ‘신발산마을축제’는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이 마을 청년회는 지난 1988년 청년회원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살기좋은 마을가꾸기를 위해 조직한  이후 매년 빠짐없이 마을주민 하계 가족수련회를 개최하고, 추수가 끝난 11월에는 어김없이 마을축제를 통해 어르신들을 위로하는 등 경로정신의 맥을 잇고 있다.

경로당에서 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스무 번째 열린 이날 대축제는 양용호 군산시의장을 비롯해 마을 어르신 등 80여명이 경로당에 모여 청년회와 부녀회가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즐기며, 노래자랑, 풍물놀이, 윷놀이, 행운권 추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종 웃음꽃이 만발했다.

마을 어른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80세 이상 노인들에게 장수상을 수여함은 물론 효 정신을 기리기 위해 효부상을 전달하기도 했다.

찌그러진 주전자에 행운권을 담고, 변변한 무대가 없어 폐목으로 연설 단상을 마련하고, 20여년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 듯 마을 청년회 깃발은 제대로 서있지 못한 채 쓰러지는 등 곳곳에 농촌 마을의 소박함이 묻어났지만, 마을 주민들의 얼굴과 행사장 주변은 정겨움과 풋풋한 인간미로 가득했다.

축제에 소요된 200여만원의 예산은 청년회원들의 회비와 뜻있는 마을 독지가들의 정성으로 마련됐다.

심영보 초대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양언용 청년회장은 “시대가 변화하면서 농촌마을의 인심이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신발산마을은 20여년동안 올곧게 전해오는 마을 축제를 통해 경로정신을 함양하고 주민들간 화합을 다지는 으뜸 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년전 신발산대축제를 첫 개최한 이 마을 출신 심영보 회장(심약국 약사)은 인사말에서 “많은 부족함을 안고 시작한 행사가 해를 거듭하면서 마을의 대표적인 축제이자 미풍양속으로 성장했다”며 어르신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추학동 노인회장은 “20년동안 이러한 뜻깊은 행사를 이어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청년회원 및 부녀회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신발산마을에 산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고 긍지가 앞선다”고 말했다.

한편 신발산마을은 60가구 200여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지만 발산초등, 면사무소, 농협, 마을금고 등이 자리한 사실상 개정면의 소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대들보 역할을 하는 청년회원 37명은 하절기 자체방역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