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중단 2년 지역경제 바닥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지난 2010년 총 1조 2000억 원을 투입해 문을 열었다.

자동차 산업에 이어 조선업이 지역경제 새로운 동력으로 떠 오르면서 공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군산조선소는 25만t급 선박 4척을 한꺼번에 건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130만t급 도크 1기와 1650t급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2010년 벌크선 8척을 시작으로 매년 10척 이상의 유조선, 시추선 등 대형 선박을 건조했다.

2016년까지 군산조선소 인력이 5000명을 웃돌아 군산 경제의 4분의1을 지탱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7년 조선업계 수주 불황을 이유로 가동 8년만에 도크를 멈춰버렸다.

이후 한때 86곳에 달하던 협력업체는 22곳 만이 남아있고, 근로자들 또한 5250명 중 360여 명만이 근무중이다.

문제는 이들 협력업체의 경우 재가동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고, 금융부채만 수천억원에 달하면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에 조선소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군산시조선협의회를 비롯한 조선해양기술사업 협동조합과 군산국가산단경영자협의회는 현대중공업이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청구 및 항만부지 원상복구, 공장등록 취소 소송’을 진행하겠다며 최후 통첩을 보낸 상황이다.

이들 단체들은 현대중공업과 협력업체 간 계약에 따라 공장을 폐쇄할 경우 최소 6개월 전 협력업체에 통보하기로 돼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 경우 해당 부지와 건축물을 매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강경 대응은 군산조선소의 조속한 재가동 여론에도 정부와 현대중공업 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 30일에는 정의당과 함께 국회에서 조속한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재가동 시기는 언제

지난 2017년 7월 28일 청와대 경제인 간담회에서 최길선 당시 현대중공업 회장은 군산조선소 가동시기를 2년 뒤인 2019년으로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공약사업으로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약속했지만 2019년 현재까지 재가동 시기는 불투명한 상태다.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이 연간 70척 이상 선박 수주시 군산조선소 재가동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지만 2~3년치 물량확보가 선결과제로 볼 때 현재의 수주량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올해 돌연 대우조선 인수를 발표하면서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가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그동안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정치권까지 앞서서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불신만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청와대와 산업부 관계자 등이 군산에 모여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회의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 마저도 무산되면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라북도는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TF팀 구성과 함께 신규 수주 선박 블록 물량 배정을 현대중공업과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선박 블록 배정 요구에 대해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져 실낱 같은 희망이 비춰지고 있다.

특히 군산조선소의 경우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달리 재가동시 최대 5천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발굴, 시민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암울했던 시기는 이제 지나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장기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을 차질없이 준비해 제2의 부흥기를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세계 조선 경기 호황에 힘입어 2013년 이후 사상 최대 수주실적을 올린 현대중공업, 이제는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통한 군산시민과 전북도민과의 약속을 이행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