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은 제8회 인구의 날로 인구 불균형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 제정되었다. 얼마나 절실하면 인구의 날까지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인구 감소는 인류 최대의 과제로 우리 앞에 직면해 있다.

군산시 역시 인구 감소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초 기획예산과 내에 인구정책계라는 별도의 부서까지 조직했지만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이름이 무색하리만큼 뚜렷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가고 있다.

＃인구 늘리기 경과는?

군산시는 인구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해 1월 인구정책계 조직을 신설하고 인구정책 기본계획 수립, 군산시 인구정책 기본조례를 제정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결혼·출산 장려, 정주여건 개선 등 인구와 관련해 10개 분야 41개 과제를 추진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다른 부서에서 주력하고 있는 사업들일 뿐 인구정책계에서 추진한 인구 관련 발굴 정책은 찾아가는 초중학교 인구교육과 명랑가족 사진공모전, 미혼남녀 만남행사 정도에 불과하다.

시민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인식개선 확산에 주력한다며 시민아이디어 공모·시민토론회 등을 개최했지만 여기서 도출된 의견들이 현실불가능하거나 뜬구름잡기 식의 제안이 많아 실제 정책으로 연계된 부문은 지극히 미비해 요식행위에 그친 것이 아닌 가 우려될 정도다.

그런데도 올해 또 다시 시민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인구정책 시민참여단도 구성한다하니 이쯤 되면 인구정책계 스스로 역할에 혼란이 온 것 아닌 가 싶을 정도다.

군산시 인구정책 기본조례에 따르면 군산시장은 시의 인구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결혼·임신·출산·양육 지원 ▲일-생활 균형 및 가족친화적인 사회환경조성 지원 ▲다자녀가정에 대한 지원 ▲인구정책 개발을 위한 조사 및 연구 ▲인구교육과 인식개선사업 ▲인구감소 대응 및 인구유입 대책 등의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야 한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인구정책계에서 신규로 기획하고 추진해서 운영되는 사업이 얼마나 될까?

인구 감소는 세계적인 추세로 단기간에 성과가 나는 사업도 아니고 획기적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교육, 환경, 일자리, 개인 신념 등 전반적인 분야가 모두 얽히고 설켜 있어 예산을 투입한 만큼 효과가 나는 사업도 아니지만 적어도 1년 6개월 동안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정책으로 운용하며 캠페인이라도 꾸준히 진행했는 지 의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군산시 인구는 27만1526명으로 지난 1년 간 2174명이 줄었으며, 시민들은 곧 인구 27만선도 붕괴되는 것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

＃안이한 대처에 정책은 부재

지난 3월 군산시인구정책위원회가 출범하자 많은 시민들이 “인구는 갈수록 감소하는데 각종 위원회는 늘어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며칠 전 군산시는 “군산사랑상품권과 동네문화카페의 성공으로 인근 시와 비교해볼 때 상대적으로 인구 감소가 둔화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시민들로부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뒤떨어지고 안이한 인식이 지금까지의 정책 부재로 이어졌다는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 A씨는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문제를 유발한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해답을 찾으려면 그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일자리가 없어 떠나는 사람들 뒤에 상품권이나 동네문화카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되돌아봐야 할 과제”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