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를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3남매가 매년 거리콘서트를 열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30일 군산 나운동 차병원 거리에서 열린 3남매 거리콘서트에는 많은 시민들이 한해를 보내면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큰 감동에 젖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군산시 월명동에 사는 김태인(캠프 스탠리 상병), 설혜(숙명여대 2년), 태림(전북외고 3년)군 등 3남매.

이들은 이날 지난 2000년부터 학교 현악부 생활을 통해 익힌 바이올린, 비올라, 섹스폰, 파이프, 대금, 소금, 기타 등을 연주해 행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매년 같은 장소에서 7년째 모금 활동을 벌이면서 주위사람들의 호응도 크다.

3남매는 제도권 밖 사각지대에 놓여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알콜중독자 가정 등에 365일 하루를 거르지 않고 따뜻한 도시락 봉사를 해주는 조규춘 목사(군산 열린교회)의 소식을 듣고 작은 도움이 되기 위해 일명 「사랑의 도시락 콘서트」를 시작하게 된 것.

처음에는 거리에 성금함을 놓고 연주하는 3남매에게 행인들은 소위 ‘앵벌이’라는 생각으로 혼내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주위 상인들이 ‘올해는 누구 상가 앞에서 언제 하냐?’며 서로 가게 앞을 제공함은 물론 난로와 따끈한 음료도 전달해줄 정도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거리상인협회 오세열(오서방 갈비)회장은 “매년 3남매가 아름다운 음악으로 젊음 가득한 차병원 거리를 훈훈하게 만들면서, 먹고 마시는 거리가 아닌 사랑이 피는 거리로 승화시키고 있다”며 칭찬을 더했다.

이들 3남매는 10년전 군산대 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외국생활을 하는 동안 크리스마스 시즌은 물론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악기를 들고 나와 연주하는 것을 보고 작은 연주회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후 작은 실천이 큰 감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3남매중 둘 째인 김설혜 양은 “이런 활동을 통해 남에게 하나를 주면 그 이상의 행복을 느낀다는 진리를 깨닫고 있다”며 “남을 돕는다는 것은 우리사회를 밝게 하고 서로에게 삶의 의미를 심어주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카츄사 부대에서 군복무중인 맏이 태인 군은 “부대에서 휴가기간을 조정해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동생들과 함께 이런 봉사를 할 수 있어 보람되다”고 말했다.

이들 3남매의 세련되지 못하지만 감미로운 하모니는 연말을 맞아 사랑과 인간미가 넘치는 군산의 차병원 거리를 더욱 밝게 변화시키고 있어 시민들의 호응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