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집에서만 생활하면서 뉴스를 통해 접할 때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인데 코로나 19 확진자들 속에서 두려움을 멀리하고 치료에 애쓰시는 모습 속에서 정말 특별한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계시는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하며 존경을 표합니다.
-충진교회 이시훈“
군산의료원에 전해진 감사와 위로의 편지들.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 감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우리 지역에서 특히 주목받는 곳이 있다. 바로 지역거점공공병원인 군산의료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도 확산하면서 지역거점공공병원인 군산의료원은 1월 22일부터 선별진료소 운영을 시작했고, 다음 달인 2월 아예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기존 입원환자들을 전부 전원하는 초유의 조치를 취하며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고 확산을 막는데 총력을 다 했다.
도내에서 함께 코로나 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던 진안군의료원과 남원의료원은 지난 4월 23일과 4월 28일 각각 전담병원 지정해제됐지만 군산의료원은 지난달 28일 확진자가 모두 퇴원한 후에도 여전히 32병상을 감염병 전담병상으로 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입원환자 전담 의료진은 5명, 간호사는 118명이 투입됐지만 의료원에 근무하는 500여 명의 사람들 모두 코로나 19가 지속된 120일 여 동안 하루라도 긴장의 끈을 풀어놓을 수 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출입구 통제와 장기간 마스크 착용, 손 씻기는 기본이고 간혹 다른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확진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일일이 발열체크 등을 하는데 이 시간만도 두 시간이 넘게 걸린다.
방호복을 입고 이중 장갑을 착용하고 환자 혈관을 확보해 혈액채취를 하거나 수액을 주입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쏟아지는 땀 때문에 탈진하기도 수시로 구토가 나와도 잠시 쉬었다 다시 병실로 돌아가길 다반사.
특히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간호사들의 경우 감염 우려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아예 병원 5층에서 숙식하며 환자들을 돌보는데 전념하고 있다. 대구에 의료지원을 다녀온 간호사 10명도 마찬가지. 열악하기만 할 뿐 아니라 생사를 넘나드는 현장에 기꺼이 자원봉사를 자원해 다녀온 그야말로 지상의 천사들이 아닐 수 없다.
대구 의료지원을 자원한 간호사들과 이를 응원하는 군산의료원 직원들.
이처럼 자신을 희생하며 환자들을 돌보는 이들의 정성은 다시 사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삐뚤삐뚤하지만 감사의 마음 가득 적힌 편지를 전해주고 퇴원한 할머니 등 대구에서 이송된 환자들은 몇 번이나 감사 인사를 전하며 다음에는 군산에 맛집투어를 오겠다고 하기도 했고 도내 곳곳에서 간호사와 의료진을 응원하는 편지와 후원물품들이 계속해서 도착하고 있다.
도청, 군경총, 군산어린이집연합회, 군산천주교사제단, 전북은행 등 각 기관단체는 물론 군산의 달래김밥, 다올바지락칼국수, 점보짬뽕, 홍윤베이커리, 나운·옥서지역아동센터, 충진교회, 효성어린이집, 군산두끼 등등 일반 시민들의 기부금과 기부물품도 지금까지도 이어지며 더불어 사는 사회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언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 의료원은 철저한 방역과 예방조치를 취하며 다시 입원환자들을 받고 있다.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 날을 기대하는 것처럼 군산의료원도 그 날을 위해 오늘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