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새만금 1.2호방조제 행정관할 결정에 불복하여 대법원 등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5년이 되도록 변론기일 조차 잡히지 않는 등 소송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새만금 내부개발을 위해서는 관련 소송 절차가 속도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2015년 10월 새만금 1호 방조제 4.7 km 구간은 부안군으로, 새만금 2호 방조제 9.9 km 구간은 김제시 행정관할로 귀속 의결했다.
당시 중분위는 행정구역 결정 의결문을 통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기존 판시내용과는 달리 해상경계선의 관습법상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 행정효율성, 주민편의, 역사성, 경계구분의 명확성과 용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군산시는 이 결정에 대해 지난 2015년 11월 대법원에 행정구역 결정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1월에는 행정자치부장관과 김제시 및 부안군을 상대로 새만금1,2호 방조제 구간에 대한 관할권이 군산시에 존속하는 만큼 중분위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등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소송을 제기한 지 5년 째 접어들었으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첫 변론기일 조차 지정되지 않는 등 재판절차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대법원은 군산시 소송보다 수 개월 빠르고 성격도 유사한 평택-당진항 매립지 귀속 사건에 대해 지난해 3월말 변론기일 진행 후, 현장검증을 할 계획이었으나 이 또한 절차 진행이 안된 것으로 알려져 군산시가 제기한 소송의 기일 지정은 현재도 오리무중인 상태이다.
따라서 평택-당진항 관련 소송의 변론절차가 지연될 경우 군산시가 제기한 소송은 더욱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이에 따라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 변론기일을 우선 지정하여 신속한 심리를 해 주도록 요청할 계획이지만, 이 또한 재판부 재량이어서 수용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군산시가 헌재에 청구한 권한쟁의심판 역시 중앙분쟁조정위의 매립지 귀속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대법원 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이 개정된 상태여서 헌재에서 관련 청구를 심리할 가능성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법조계 시각이다.
이처럼 속도를 내고 있는 정부의 새만금 내부개발 의지와 달리 방조제 관할을 둘러싼 사법부의 재판절차는 제자리에 머물면서 새만금 인접 지자체간 관할권 분쟁의 불씨는 언제든 활활 타오를 수 있는 화약고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새만금 수질문제부터 해결하자며 수변도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군산시의 주장을 관할권 문제로 깎아 내리는 전주권 등의 일방통행식 시각에 대한 지역사회 불만도 가중되면서 새만금방조제 관할권 분쟁에 대한 빠른 사법절차 진행을 바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유사한 소송인 평택당진항 사건의 변론기일 지정 여부에 따라 군산시에서 제기한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올해 중 지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소를 제기한 지 5년여 시간이 흐른 만큼 가능한 변론기일이 빨리 진행되도록 법률대리인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시의회는 지난해 3월 제217회 임시회 본의회에서 새만금 1.2호방조제 관할 분쟁을 사법부가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결해줄 것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