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보다 조용하고 쓸쓸한 명절일 것 같지만 그래도 명색이 명절인데 설레는 마음은 있잖아요. 의미 있게 보낼 방법을 생각해보다 이웃들에게 떡국 꾸러미를 전달하자고 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복지관 쌀독에 매일매일 쌀이 가득 찼어요.”

온 동네가 함께 준비한 설 명절 떡국 한 그릇이 차갑기만 한 명절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나운동에 위치한 나운종합사회복지관(관장 장정열)에서는 9일 인근에 위치한 주공 4단지 1,700세대 전체 주민에게 ‘떡국 한그릇’ 식품 꾸러미를 전달했다.

노인 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단지 특성상 주민들이 올 설 명절을 더 힘들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작지만 위안과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이벤트를 생각했고 쌀을 모아 떡국 떡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봉사 ‘뜨끈한 떡국 먹고, 행복하이소~’라는 주제를 기획했다.

홍보에 나선 직원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주민은 물론 100여 명의 시민들이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300만원 상당의 모금과 쌀 360kg으로 화답했다.

복지관에서 마련한 쌀독에 쌀이 쌓이는 만큼 이를 확인하는 복지관 직원들의 감사하는 마음도 커졌다. 이렇게 떡국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 온 동네가 함께 신이 나서 움직였다.

복지관 관계자는 “이번 설에는 떡국으로 이웃들과 나눌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베풀 수 있다는 기쁨에 더 많이 참여하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쌀 모금에 동참한 한 주민은 “매일 얻어먹는데 이번에는 저도 이렇게 조금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네요! 감사합니다. 조금 아껴서 살면 되죠. 감사해요! 이런 기회 주셔서!”라고 밝혔다.

모은 쌀로 떡을 빚고 나머지 떡국 재료를 담아 식품 꾸러미를 만들었고 드디어 9일 주민들이 복지관 직원을 도와 자신이 살고 있는 층 주민들에게 직접 새해 인사와 함께 전달했다.

힘들지 않느냐는 주민들은 질문에 “아이고, 이렇게 좋은 일 하면서 새해 복도 많이 받으라고 인사도 받는데 제가 오히려 덕 보는 거죠. 재미있네요.”라고 전했다.

주민들이 직접 이웃 세대에 떡국 꾸러미를 전달하며 인사를 나눴다.

사랑 가득, 행복 가득 ‘떡국 한 그릇’ 과 함께 온 동네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라는 덕담이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