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이던, 2020년 4월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브리핑을 전했다. 이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브리핑을 믿지 않았고, 금세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활보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벌써 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확진환자는 줄지 않고, 오히려 또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와 평생 살아가야 한다는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다시 한 번 5월 가정의 달이 도래했다. 위드(with) 코로나시대 가정의 달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호남지방통계청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통계로 본 2020년 호남·제주 혼인·이혼 현황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군산 지역 혼인 건수는 1,015건으로 2019년 1089건보다 74건이 줄었다. 이 중 외국인과의 혼인은 117건으로 역시 2019년 132건에 비해 15건 줄었다.

시선을 끄는 통계는 이혼 건수 역시 지난해는 640건으로 2019년 701건에 비해 61건이나 줄었다는 조사이다. 이에 따라 2019년 조이혼율(인구 1천 명당 이혼건수) 2.6건으로 호남제주지역에서 상위 4번째에 올랐던 군산시가 지난해에는 2.4건으로 감소해 다행히 상위 5위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대부분의 학교가 등교수업을 제한하면서 아이들이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이로 인해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스트레스 또한 극을 향해 치달았다.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 또한 극심해 확진자 한 두명이 나와도 거리에 사람들이 사라지고 모두들 집에서 웬만하면 나오지 않는 상황들이 반복되곤 했다.

이에 따라 집 안에서 부딪치는 일이 많아 이혼건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실상은 예상을 빗나갔다.

이 통계를 접한 한 상담전문가는 “줄어든 건수만을 봤을 때는 가정 내의 불화보다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위기와 정서적 불안정이 선뜻 이혼을 실행하는데 방해요소가 되지 않을까 분석해본다”고 전했다. 바깥활동이 줄어들고 집에서 서로 부딪치는 일이 잦았지만 코로나19라는 더 큰 위기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고 경기 침체로 이혼 후 생활비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 등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자주 부딪히는 시간이 많았지만 현명하게 슬기롭게 이겨내는 가정이 많았다는 해석도 가능할 수 있다. 오히려 처음에는 부딪치는 일이 많았지만 가족간의 시간을 긍정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여지도 많다는 것.

올해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진행되는 가운데 가정의 달을 맞았다. 군산 지역에서는 코로나 확산세가 감소하는 추세이고 직계가족의 경우 8인까지 모임이 가능해져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이 지난해처럼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등교수업이 확대되었지만 군산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들의 경우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나지 않으면서 등교수업 확대에 대한 우려도 크게 불식된 상황이다.

다만 여전히 우려되는 것은 자칫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로 경각심이 느슨해진 상황을 틈타 또 다시 지난달 초와 같은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에 가족 모임과 나들이에 나설 때는 특히 마스크 쓰기와 손 깨끗이 자주 씻기, 되도록 실내에 오래 머무르지 않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코로나 시대에 더욱 소외되고 외면받고 있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뜻 있는 시민들은 더욱 우울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부부의 날을 보내야 할 결손가정 아이들이나 독거 노인 등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미영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군산지회 회장은 “코로나시대에 건강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각 가정에서의 노력들이 결실을 이루고 있다”며 “올해 가정의 달은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관의 관계에 조금만 더 돌아보는 시간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