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여 동안 진행된 ‘군산시 폐철도 활용방안’ 용역 결과가 지난 24일 열린 최종보고회에서 발표됐지만 차별성과 지역정체성이 없고, 지속성과 활용성을 담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이번 용역은 폐철도 24km에 대해 관광 및 지역사업과 연계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용역 기간은 1년, 용역비는 1억 여 원에 달한다. 용역은 최저가입찰 방식으로 건물 및 토목 엔지니어링서비스업 기업인 (주)현성엔지니어링에서 수주했다.
근대문화도시 군산에서 대표적 근대 산업유산으로 손꼽히는 철도가 갖는 의미가 크고, 폐철로(예정)가 도심 곳곳을 관통하며 넓은 범위에 걸쳐 있기 때문에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 관심이 높다.
＃폐철도 활용방안 내용은?
먼저 비전은 ‘시간이 머물고, 문화가 흐른, 시민의 장 철도역사의 정(渟), 류(流), 장(場)’으로 정하고, 목표는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공간·주민생활 밀착 공간·도심 녹색 네트워크 공간’으로 설정했다.
사업은 1단계 각 부서별 추진 중인 사업, 2단계 경암동 철길마을 명소화 사업(고속·시외버스 터미널~경암동 철길마을), 수로가 흐르는 산책로 조성을 포함한 생태쉼터공간 조성 등 거점·연계사업, 3단계 태양광 자전거도로 조성, 남군산역 신설 등 장기추진 사업으로 구분했다.
구체적으로 ▲부두선(내항~신영시장)은 트램 운영, 박물관 뒤편에 예술공원·근대건축미니어처공원 조성 ▲도심 군산선(화물역~통매산)은 자전거길, 산책로, 쉼터 조성 ▲교외 군산선(통매산~장항선 교차점)은 태양광발전 자전거도로 및 쉼터, 꽃길 조성 ▲장항선(대야역~군산시경계)은 자전거도로, 허수아비 선형공원 조성, 대야장 연계 주차장 ▲옥구선(팔마산~산단인입옥구선분기점)은 은파·청암산과 연계한 명품 자전거길 조성, 무인자전거 대여소 설치 ▲페이퍼코리아선(군산화물역~디오션시티)은 트램 관광열차 운영, 꽃 터널·경포천 활용한 산책로, 트램정류장 조성 등이다. 아울러 대야역~임피역 문화기행열차 운행 계획을 세웠다.
또한 역사(驛舍)로 ▲부두역은 트램열차 출발역 ▲군산화물역은 도로 건너편에 트램 간이역·내일로센터(시니어센터, 청년창업몰 등)·광장 문화예술공간 ▲대야역은 철도역사박물관이나 로컬푸드직매장, 철도역사박물관, 대야5일장 주차장 조성 ▲임피역 인근에는 마을카페, 사랑방 등 조성 등이다.
＃냉정한 평가, 왜?
이날 최종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은 먼저 일부 계획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대야역 활용방안은 대야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과 중복되며, 로컬푸드직매장 조성 또한 실무부서가 세우고 있는 계획과 맞지 않는 등 최종보고 발표까지 철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아 실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시 고위관계자는 “근대건축물 미니어처 공원이나 대야역에서 임피역까지의 열차운행 계획 등은 관광객 수요나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의미 없는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군산이라는 지역성도 철도의 역사성도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일갈했다.
철도는 지역의 역사문화를 포함해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집약된 자원이다. 지역 고유의 역사, 문화, 예술, 산업적인 요소를 발굴하고 이를 대상부지에 접목해 폐선부지와 주변 공간의 지역적 특성이 발현되어야 하는데 전혀 그러한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뜻있는 인사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참여 보장 또한 부족하다.”며 “주민 의견수렴은 의례적인 설문조사가 대부분이고 활용 방안 내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이러한 사업 추진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주민참여로 주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있을 때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데 이 점이 간과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생태를 내세우려한다면 이미 추진 중인 바람숲길 조성 외에도 주위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체험·교육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관광객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단계가 이미 타 부서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대부분이어서 2단계와 3단계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새로운 것’을 담아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따가운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아직 활용 방안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보고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살펴 충분히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제기된 지적들을 보완 수정하기 위해서는 대폭적인 개선이 필요한데 최종보고회 결과물을 철저한 검토와 피드백 없이 내놓은 게 아니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