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군산 지역 곳곳에서 밤 늦게까지 탄 냄새가 진동한다는 민원이 빗발쳤는데 냄새의 원인으로 보릿대 소각이 지목되고 있다. 이른 무더위에 창문을 열어 놓은 집들이 많았는데 지독한 탄 냄새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

해마다 6월이 되면 보리 수확을 마치고 벼를 심기 위해 일부 농민들이 논에서 보릿대를 태우는 일을 반복돼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비가 오는 날이 많아 이 때를 피해 보릿대를 태우는 기간이 집중되면서 더욱 심한 냄새를 유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논에서의 보릿대 소각은 불법이다. 각종 영농활동으로 인해 발생되는 볏짚, 보릿대, 고춧대 등 영농부산물을 노천에서 소각하거나 허가, 승인 신고하지 않은 시설에서 처리하다 적발 시 폐기물관리법 규정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런 법 규정이 있고 지자체나 국가에서 아무리 홍보하고 계도해도 “보릿대를 태워야 다음 농사가 잘 된다”는 등의 속설을 믿는 일부 농민들은 여전히 논에서 보릿대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불법소각 행위는 다이옥신 등 심각한 유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며 본인은 물론 타인의 건강까지 해를 끼치게 되며, 탄 냄새로 인한 불쾌감·두통 등도 유발하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보리를 수확한 후 보릿대를 그냥 땅 위에 두는 환원사업도 하는데 지원금까지 받고 태우시는 분도 있다”며 “워낙 경작지의 범위가 광범위한데다 단속 인력은 적어서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일단은 계도 위주로 농민들을 설득하고, 태우는 현장 적발 시 ‘앞으로는 태우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받고 있으나 태우는 현장을 발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올해는 시와 계약을 맺은 농업폐비닐 수거 용역업체에 협조를 요청 일부 보릿대 수거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처럼 몇 해에 걸쳐 계도하고 홍보를 지속해도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좀 더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