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의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이하 배명)’가 출시 2년째를 맞았다. ‘배명’은 크게 히트쳤고 다른 지역에까지 파급력을 발휘하며 군산의 자랑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앱을 우리 지역 청년 7명이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바로 군산 청년들의 땀과 열정이 서린 스타트업 ‘올리고 컴퍼니’가 그들이다.
지난 2일 ‘올리고 컴퍼니’ 한승재(41) 대표를 만났다.
한승재 대표는 2019년 군산 상품권을 처음 보고 ‘쇼핑몰을 상품권과 연계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사업 제안을 위해 방문한 시청에서는 마침 이러한 구상을 준비 중이었다며 음식 종목의 쇼핑몰이었으면 한다는 역제안을 했다.
타타대우에 근무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젊은 패기로 그만둔 후 중국으로 넘어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운영했지만 원대한 꿈과 달리 진한 쓴 맛을 본 후 귀국,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며 지내던 한 대표에게 또 한 번 찾아온 기회였다.
“‘배명’은 군산시 소유이고 저희가 입찰을 통해 용역을 수행하고 있지만 저희 자식 같은 앱이에요. 군산 점포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명드리고 나가서 사용법도 문제 해결방안도 알려 드리고 점주분들이 원하는 거 바로바로 반영하며 밀착도를 높이고 있죠.”
새벽까지 일하고 하루 4시간 정도밖에 못 자며 집보다 사무실에서 더 많이 머무르길 벌써 2년을 훌쩍 넘겼다. 그 사이 늘어난 것은 한 대표의 살이요, 26살부터 39살까지 지역 출신 청년 직원들이다. 지역에 대한 굳건한 애정으로 무장한 직원들은 우리가 이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지역에서 물건을 살 곳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밖에 남지 않을 거라는 일념으로 뛰고 있다.
“배명이 소위 잘 나가니까 큰 돈을 버시는 줄 아는 분들도 계시는데 아직은 월급날이 두려운 대표입니다. 수익 사업을 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고 일단 지역 소상공인 분들이 잘 돼야 우리도 잘 된다는 일념으로 여기까지 왔죠.”
올리고 컴퍼니 박동준 과장과 한승재 대표(오른쪽)
그래서 최근에 올리고 컴퍼니가 출시한 서비스 앱이 ‘시장을 방으로(이하 시방)’이다. ‘시방’은 군산공설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배달앱으로 퇴근배송시스템을 도입했다. 앱으로 당일 3시까지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기사가 오후 6시에 각 점포를 돌며 배송물건을 수거하고 배달을 시작한다.
“처음에 공설시장 상인분들 일일이 만나뵐 때는 잡상인 취급을 당하거나 사기꾼으로 의심을 받기도 했는데 계속 두드리다 보니 지금은 50여 점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배송기사는 시니어 일자리와 연계해 시니어분들을 채용했어요. 배달료는 2천 원이고 조금 늦더라도 안전하게 배달하는 일을 우선순위로 하고 있어요.”
‘배명’과 달리 ‘시방’은 온전히 올리고 컴퍼니의 사업으로 앞으로 스마트메뉴판을 도입하고 시니어배송 안정화를 이뤄 전국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회사가 되어 자본력과 마케팅력을 갖추면 군산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지겠죠. 군산은 우리에게 자양분 같은 곳입니다. 군산에 본사를 둔 회사가 되어 지역에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직원들이 얼른 시집 장가 가서 군산 인구 증가에 일조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