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식 40여 년을 했지만 올해만큼 수확량이 최악인 경우는 없었습니다”

고군산군도 김양식 어가들이 막바지 수확시기를 앞둔 상황에서 역대 최악의 수확량으로 망연자실하고 있다.

도내 김양식 어가들은 총 170여 어가로, 이중 군산지역 어가는 120여 어가가 종사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김양식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황백화와 갯병 등 고질적인 질병발생으로 인해 사실상 어장이 초토화된 상태다.

군산 김양식 어가에 따르면 올해 물김 생산량의 경우 지난해보다 약 40~50%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생산된 물김 마저 김 포자가 제대로 자라지 않은데다 제때 활성화 처리를 하지 못하다보니 상품성마저 떨어진 상태다.

이같은 이유는 지난해 10월과 12월 사이 황백화가 2차례 발생했기 때문이다.

황백화는 김이 본래 색깔을 잃고 노랗거나 하얗게 변하는 현상으로 '해조류 영양실조'로도 부른다.

전북에서는 2010년 12월 군산시 비안도에서 황백화 현상이 처음 발생했다. 

이후 고군산 전역으로 확산해 2014년 11∼2015년 2월 2억6천200만원의 피해를 냈다. 이 기간 김 생산량은 역대 최악인 1만2천605t에 머물렀다.

2017년 10∼12월에는 무려 9억1천100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을 정도로 피해 규모가 날로 커지는 추세다.

이후 황백화가 자연 치료되는 과정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갯병까지 발생했다.

갯병 또한 김 이파리를 뚫고 들어가 성장을 방해하고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이같은 질병들을 치료하기 위해선 무기염산 내지는 대체 약제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 시기 관계기관의 집중적인 단속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활성화 시기를 놓치게 됐고, 결과적으로 상품성 저하와 함께 수확량도 역대 최악에 직면하게 됐다.

이로 인해 대다수 김양식 어가들은 당장 수협 대출금 상환은 물론 어장시설 철거조차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이유는 수년째 각종 질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요구하고 있지만 수년째 전혀 진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성복 한국김생산자어민연합회 전북지회장은 “매년 되풀이되는 질병으로 인해 올해도 김 농사가 망하면서 어가들이 재기불능에 빠져 있지만 정부는 약제개발 의지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 원인을 규명하고 재해지역 지정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