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동 상가에서 20평 규모로 카페를 운영하는 A씨(40)는 최근 가게 이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임대인이 코로나19가 해제됐으니 임대료를 100만원 인상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예년만큼 매출이 회복되지 않은 A씨로선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싼 나운동 지역 상가를 알아보고 있다.

#=10년 이상 삼겹살 집을 운영중인 B씨(55)도 지난달 건물주로부터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보증금 5천만원, 월세 400만원이던 것을 보증금 7천만원에 월세 50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B씨로선 지난해 연말부터 매출이 조금씩 상승하던 상황에서 건물주의 갑작스런 인상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감액됐던 상가 임대료가 일상 회복에 따라 예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건물주와 자영업자간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건물주로선 코로나라는 팬더믹 상황에서 임대료를 동결시켜온 만큼 이제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임차인들은 코로나19 기간 매출 손실에 따른 금융권 대출 이자 등 상환해야 할 빚어 산더미인 상황에서 임대료 인상은 사실상 가게 문을 닫으라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더욱이 임차인들은 식자재, 원재료 값 등 물가 상승에 따른 수익도 오르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경제계는 경기 수준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임대료 인상은 오히려 공실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건물주와 임차인의 고통 분담을 위해 과거 착한 임대료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착한 임대료 운동은 임차인들을 위해 건물 소유주가 자발적으로 상가 임대료를 인하해 줌으로써 임차인들과 고통을 분담하고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군산시의 경우 지난 2020년과 2021년 2년간 한시적으로 착한 임대료 운동 운영 결과 임대주 91명, 임차인 236명이 동참, 인하금액은 7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코로나가 서서히 해제되면서 현재는 운영되지 않아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A씨는 “3년간 코로나19로 빚더미 속에서 겨우 버텨왔는데 이제 장사 좀 할만하니 이번에는 임대료 인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현실을 외면한 채 무리한 임대료 인상은 결국 건물주와 임차인 모두 공멸의 길인만큼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