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선유도 망주봉(해발 152m)에서 일어난 등산객 추락사고는 예고된 인재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날 사고는 서울 산악동호인 소속 김모씨(49∙여) 등 5명이 망주봉을 오르던 중 갑자기 밧줄이 끊어지면서 추락했고, 이 과정에서 김씨 등 3명이 중상을 입고 전북대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망주봉은 2개 봉우리로 이뤄졌고 이중 김씨 등이 등산한 봉우리는 선유도해수욕장에서 바라볼때 뒤편에 있는 작은 봉우리로서 능선이 가파른 위험지역으로 평소 주민들도 왕래가 거의 없는 상태다.
본지 취재결과 문제가 된 밧줄은 10여년 전 일부 무속인들이 신내림이나 제를 지내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해풍으로 인해 대부분 밧줄이 노후화 돼 사고 위험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선 시급한 대책마련 및 안전관리가 요구되고 있지만 사고가 발생한 망주봉이 사유지여서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이 경우 망주봉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산악 동호인들이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망주봉에 오를 경우 제2의 안전사고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빨간 색 원안이 추락사고가 발생한 망주봉 봉우리.
옥도면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노후된 밧줄을 산악동호인 10여명이 한꺼번에 잡는 과정에서 하중을 못 이겨 사고가 발생했다”며, “향후 토지주를 상대로 안전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진오 선유도 이장은 “평소 주민들은 망주봉 경사가 심해 거의 왕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제2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등산로에 등산방지 플래카드를 게첩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악회 관계자는 “망주봉은 해수욕장에서 바라볼때 능선이 완만하지만 실제로는 경사도가 심해 산악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겐 위험한 지역”이라며,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등산객 출입을 막는 것이 예방책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망주봉은 올 초에도 산악 동호인 추락사고가 발생해 지역 주민들로부터 시급한 안전대책 마련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한정근 기자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