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도사격장 현대화를 둘러싸고 군산지역 여론이 지난 한 달여 동안 첨예한 양분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정부의 책임있는 갈등 해소책 마련이 지연되면서 군산시민들의 정부를 향한 불신감과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불거진 방폐장 갈등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직도사격장 문제가 지역내 깊은 갈등으로 심화되자 사격장 반대측과 조건부 찬성측 모두 직도 해법에는 뜻을 달리하면서도 정부의 성급한 사업추진 및 밀어붙이기식 절차이행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비난을 더하는 분위기다.
특히 직도사격장의 매향리 대체사격장화 논란을 비롯해 새만금 관광개발 저해 우려, 직도인근의 환경오염 논란, 산림청 소유권 이전을 통한 밀어붙이기식 강행 우려, 직도사격장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 균형발전 차원에서의 현안사업 지원 등이 이번에 불거진 직도논란의 핵심인데도
이에 대한 정부 측의 정확하고 구체적인 입장발표가 지연되면서 오히려 국가안보와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을 정부가 좌시하는게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을 낳고 있다.
실제로 군산시와 시민들은 미래 지역발전과 직결되는 직도 사격장 문제에 대해 사활을 걸고 있는 반면에 정부 측은 소수 국방부 관계자를 통한 사업설명회 및 설득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시민들의 곱지않은 시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반 시민들에게 소극적인 국방부는 직도 인근 어민들의 간접 보상 등을 운운, 오히려 일부 어민들의 직도 현대화 찬성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사실상 직도사격장 관련 민-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정부의 직도 현대화 시설 추진방안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직도관련 첫 토론회 광경.
회사원 정모씨(34 소룡동)는 "국가안보를 위해 직도사격장이 꼭 필요하다면 정부는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겸허한 자세로 파악해 타당한 해법을 제시하는게 당연한데도 지금까지 정부의 태도는 마치 안되면 밀어붙인다는 식의 배짱(?)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가정 주부 이모씨(37 수송동)는 "정부가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 직도해법이 찬반 급물살을 탈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방부와 군산시민들 사이의 논쟁을 마치 심판보듯 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지금이라도 투명하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시민의 동의를 얻는 것이 차질없는 국가안보를 위한 순리이자 최적의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시민은 "옛말에 목마른 사람이 우물판다는 말이 있는데 국가안보가 다급한 상황이라면 정부가 우물 파는 심정으로 군산시민의 여론을 수렴해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지금은 느긋하기 짝이 없다"며 "강행을 위한 수순밟기에 들어간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다수 군산시민들은 그동안 타 지역의 눈치보기에 급급해 몸을 사려온 정부가 이제는 다급한 국가안보라는 대의를 위해서 이해당사자인 군산시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는 등 정면에 나서야 할 때라며 정부의 시급한 태도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