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여종업원 13명이 숨진 군산 개복동 화재사건과 관련해 지자체인 전라북도에도 배상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4부(재판장 조경란 부장판사)는 개복동 윤락업소 화재참사로 숨진 유족들이 전라북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지자체는 사망자 1인당 21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족들은 당초 국가와 전북도, 군산시, 업주 등을 상대로 3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며, 1심 법원은 업주의 배상책임, 2심에서는 국가의 배상책임만을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소방점검을 맡은 소방공무원들의 잘못도 화재원인이 됐다며 지자체의 책임을 들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었다.

파기환송을 맡은 재판부는 “소방공무원은 소방점검 당시 철제문에서 잠금장치 제거 등 조치를 취할 직무상 의무가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점검부에 장애시설이 없다고 허위보고를 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소방공무원의 직무상 의무위반이 하나의 원인이 돼 화재가 발생한 만큼 전라북도는 사망자들과 유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는 지난 2002년 1월 개복동 한 유흥주점에서 화재가 발생해 13명의 여종업원이 숨진 사건으로 소방당국은 화재발생 3개월 전 해당 유흥주점에 대해 합동소방점검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