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추락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하향하고 있다. 군산에서도 신규 분양아파트가 선착순 분양에 나서고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역시 최근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송동 택지개발 이후 잠시 주춤했던 부동산 시장이 미장동과 조촌동 신도심 개발로 다시 활황을 이루었으나 그 동력이 이제는 조금씩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들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 최근 매매가격지수 하락, 과열 막바지?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통계에 의하면 군산은 2021년 9월 105.1을 기록한 이후로 2022년 8월 113.4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자료는 올해 8월 이후이다. 부동산 전문기업이 운영하는 아파트실거래가 앱 ‘아실’에 따르면 군산 지역 매매가격 지수는 올해 8월 106.08부터 9월 5일 기준 106.1, 19일 기준 106.0, 26일 기준 105.9로 하락하고 있다. 평균 매매가격도 21년 9월부터 22년 7월까지는 역시 꾸준히 상승했으나 8월 처음 떨어지기 시작했다. 22년 7월에는 1억7178만5000원이었으나 8월에는 1억7151만1000원으로 27만4000원 하락했다.
도내 전주와 익산, 군산 중 9월 26일 기준 올해 3월과 비교해 매매가격이 하락한 곳은 군산이 유일하다.
이런 상황에 최근 분양한 모 브랜드 아파트의 경우 2순위 청약에서 모든 타입이 순위 내 마감했지만 계약이 다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 선착순 분양 중이다. 11일부터는 청약통장 유무와 주택 소유 여부 상관없이 신청이 가능하며 중도금 고정금리 등 금융헤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다른 분양 아파트의 경우 특별공급 결과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미장동, 조촌동, 지곡동, 내흥동 등에서 이뤄진 분양이 과열됐던 것과는 대조를 보인다. 고분양가와 높은 금리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군산도 주택시장 과열 분위기가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신축 아파트 분양 결과가 앞으로 군산 지역 아파트 분양 분위기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가 부동산규제지역에서 해제됐고 인근 익산시 역시 신규 아파트 건설 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더 이상 인근 지역 주민 유입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 실거주 주민 위한 중단기 대책 필요
군산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지역경제 역시 침체를 벗어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몇 년간 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는 인식이 높았다. 이에 이제는 실거주 주민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군산시 주택보급율은 104.3%이다. 주택보급율은 전체 일반가구 수 대비 전체 주택수를 뜻하며,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으면 거주 가구보다 주택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송미숙 시의원이 제249회 본회의에서 한 5분 발언에 따르면 올해 주택보급율은 108%로 상승했으며, 앞으로 입주 예정이거나 심의 완료된 아파트 단지 등을 포함하면 머지않아 122%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주택보급율은 1인이 여러 가구를 소유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전체 가구 중 자신(이 포함된 가구) 명의로 된 집에서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을 의미하는 자가점유율을 따져보아야 한다. 2020년 기준 군산시 자가점유율은 63%로, 전국 평균인 57.9%보다는 높고 전북 평균인 70%보다는 낮다. 또한 6명 중 1명은 타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질적인 비율은 좀 더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현재까지는 신규 아파트 수요가 필요하지만, 실거주가 필요한 주민들이 아파트를 매매할 수 있도록 적정한 분양가와 오히려 공급 과잉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수요 조사 아래 사업승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군산은 전세가율(전세보증금/매매가)이 80.9%(출처 한국부동산원)에 달해 깡통전세 우려가 높으며, 최근 1년 간 갭투자 매매거래 증가지역으로 1위(출처 아실)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일부 금액을 융자해 매매로 돌리기도 하지만 지역 내 구축 아파트는 외지인들이 투기 목적으로 이미 싹쓸히 했고 신축 아파트는 분양가가 너무 높아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깡통전세로 내몰리게 된다.
현재 계획된 아파트 입주가구만 내년 771가구, 내후년 2602가구, 2026년 873가구이며 이밖에도 구암동과 지곡동 등에도 약 3000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력 대기업 유출로 인한 지역 산업기반 붕괴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지역상권 타격이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딱히 호재도 없는 상황이다.
군산시가 지금까지 말뿐인 대책으로 일관했다면 앞으로 좀 더 꼼꼼한 사업승인과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시기이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