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행정안전부의 ‘2023년도 지역사랑 상품권 발행지원사업 종합지침’ 개정에 따라 오는 28일부터 군산사랑상품권 가맹점 중 연매출액 30억 원 이하 가맹점에서만 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도록 사용처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지역 내 소상공인의 소득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익적 목적 달성을 위해 상품권을 활용하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군산지역 전체 가맹점 1만2486개소 중 지난 2022년 말 기준 연 매출액 30억원을 초과하는 가맹점 226곳에서 결제수단으로 군산사랑상품권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정부의 이러한 지침에 대해 지역사회는 군산사랑상품권 제도가 상당기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안정적으로 정착됨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및 가계 경제에 기여하는 중요한 시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는 부정적 반응이 일고 있다.

군산지역에서 연 매출 30억원을 초과해 군산사랑상품권 결제가 금지되는 가맹점은 226곳으로 전체 가맹점의 1.8%에 불과하지만, 작년 말 기준 이들 가맹점의 연간 결제금액은 995억원으로 전체 가맹점 결제액의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제가 금지되는 가맹점 수는 극히 적지만, 해당 가맹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방증해주는 것이어서 이들 가맹점의 상품권 결제가 금지될 경우 그만큼 지역 내 대형마트 등으로 소비 자본이 유출됨은 물론 시민 생활불편도 크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비등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도농 통합시인 군산시의 경우 이번 고액 매출 가맹점 제한조치로 인해 농촌지역인 읍면지역 소재 농협에서 운영하는 모든 하나로마트와 일부 주유소 등에서 군산사랑상품권 결제가 금지될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생활인프라가 열악한 농촌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 요인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면 지역에 사는 농협 조합원 김모 씨는 “그동안 군산사랑상품권으로 농협 하나로마트와 로컬푸드직매장, 농협 주유소를 이용하며 조금 씩 가계 지출을 아낄 수 있었는데, 앞으로 상품권 결제가 중단되면 사실상 시내 대형마트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며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역경제 회복을 가로 막고, 오히려 대형마트 등의 매출을 키워주는 매우 편협한 정책 결정이기에 농민들의 불만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동 지역에 사는 직장인 정모 씨 역시 “그동안 군산사랑상품권으로 가족 장기 입원비나 시내 중형마트 물품비용 등을 결제하면서 매월 10만원 씩이라도 아꼈는데, 정부에서 더 지원은 못할망정 오히려 가맹점 수를 축소하는 정책을 편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가게 경제가 살아야 소비가 늘고, 결과적으로 소상공인들의 매출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력이라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 결정은 지역상품권 유통을 위축시키는 부작용 말고는 정책적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도농 통합시라는 군산의 특수성을 감안해 로컬푸트직매장이나 읍면지역 농협 가맹점 등에 대해 매출액과 무관하게 군산사랑상품권 결제를 지속 허용토록 중앙정부 등에 여러 번 건의했으나 상품권 발행을 위해 국비 보조금을 받아야 할 상황인데다, 이번 지침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것이어서 어쩔 수 없이 220여개 가맹점에서의 상품권 결제를 금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농통합시 등 지역 특수성을 외면한 채 가맹점의 단순 매출액 기준만으로 군산사랑상품권 결제를 금지하는 정부의 이번 지침이 가뜩이나 생활인프라 부족 및 인구유출 심화에 직면한 농촌지역 주민들의 불만 및 시민들의 소비선택권 침해라는 고강도 불만을 더욱 키울지, 영세 소상공인 가맹점 중심으로 상품권 사용이 확대되어 골목상권 강화로 이어질지 지역사회 첨예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