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구도심권 재생을 위해 추진하는 근대역사문화벨트화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운영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근대역사 문화 벨트화 사업의 핵심인 일제 강점기 건축물 복원계획만 세워져 있을 뿐 구체적인 활용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시는 올해부터 근대역사 문화벨트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곧 마스터 플랜 수립을 위한 용역발주와 이를 토대로 실시설계 용역 등을 올해 안에 마칠 계획이다.
올해 안에 문화벨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용역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가는 것이다.
근대역사 문화벨트화 사업의 핵심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일제 강점기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근대과학관, 세미나 공간, 문화예술창작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가 계획하고 있는 일제 강점기 건축물의 운영 계획은 세관창고는 소극장으로, 조선은행은 근대과학전시관 및 평생학습관으로, 장기18은행은 예술창작 및 전시공간으로 각각 운영한다는 계획은 세워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들은 말 그대로 계획으로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으며, 또한 세부적인 운영 프로그램은 만들지도 못하고 있다.
실례로 조선은행은 근대과학 전시관 및 평생 학습관으로 운영할 계획을 세웠으나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해 무산되었다.
문화체육 관광부는 과학전시관이 전국에 산재돼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군산시는 당장 조선은행 활용방안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세관창고, 장기18은행 역시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운영계획 등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지 계획 자체가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문제점을 논의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지난 21일 군산대에서 열렸다.
이복웅 군산문화원장은 21일 군산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일제 강점기 건축물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당시 군산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흔적과 정신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산은 일제 강점기 건축물로 상징되는 식민지 문화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항일 항쟁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 의군부 총사령관인 임병찬 장군의 의병활동(전 고병우 장관의 할아버지인 고봉민 장군을 포함한 옥구 임피 사람 33명 참여), 옥구 농민항쟁(일본인 지주를 상대로 한 전국 최대 규모 농민 항쟁), 3·5 만세운동(호남 최초 3·1운동), 낙합정미소 선미공의 노동파업(전북 최초 노동자 파업) 등 특정한 지역에서 이처럼 대규모 항일 독립 운동이 벌어진 지역도 드물다는 것이 이 복웅 원장의 설명이다.
구희선 군산대 교수는 “한국의 자주적인 근대를 상징하는 건물을 지정하여 그 내부를 군산문화의 정체성과 일제의 강압정치를 알리는 교육공간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고 제안했다.
구 교수는 그 건물로 구 군산세관 건물과 현 중앙초등학교 건물을 제시했다.
구 군산세관 건물은 1908년 대한제국 정부에 의해 지어 졌으며 인근에 군산진이 있었기 때문에 군산개항 이전과 전통시대와 근대를 연결해 주는 접전이 될 수 있다는 것.
또 하나는 올해 개교 110주년이 되는 중앙초등학교를 제안했다.
군산은 근1871년과 1898년에 설립된 서당 건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100년이 넘는 초등학교 4곳을 보유한 지역이다. 이러한 것은 당시 군산 사람들이 일본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육을 중요시 여겼다는 것을 반증하는 역사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윤인석 성균관대 교수는 “일제 강점기 유구(遺構)를 보존하는 것은 더 이상 거론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중요한 것은 지역민에게 필요한 용도와 기능을 넣어서 주민들에 의한 활용이 활발해야 한다고 강조 했다.
윤 교수는 “군산에 현존하고 있는 근대기의 유구가 우리에게 던져 주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찬 원광대 교수는 “군산도심권의 역사 도시 계획은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진 역사 공간이 아닌 사람과 삶을 토대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교수는 원주민의 삶이 사라지고 이방인이 주인되는 도시 공간은 철저하게 배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